"히트곡 낼 때까지 앨범 계속 낼 거예요."
새 앨범 '너 하나만'을 들고 나온 가수 성은의 표정이 다부지다. 무려 3년만의 가요계 컴백이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획사와의 갈등이라는 걸림돌이 존재했고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은퇴를 결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다시 가요계로 돌아왔다. 부쩍 달라진 모습으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섹시'의 모습은 내려두고 '성숙'의 옷을 입었다. 그렇게 변화를 꾀한 자신의 모습이, 또 노래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부담스럽고 또 설렌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설 날을 기다리고 있는 가수 성은을 만났다.
◆"성은은 아는데, 내 노래는 몰라...자존심 상하죠"
성은은 어느덧 데뷔 5년차의 가수다. 2005년 데뷔 앨범을 내고 2007년 싱글 앨범을 냈다. 두 앨범 모두 섹시 콘셉트의 댄스곡이었다.
돌이켜서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그 결과가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대중들에게 '가수' 성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보다는 '섹시한' 성은의 이미지가 강하게 어필된 탓이다.
"물론 여자로서 섹시하게 봐주고 관심 가져주면 행복한 일이죠.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가수 성은은 아는데 제 노래는 몰라요. 연습생 생활 2년을 거쳤고 나름대로 노력도 열심해 했는데 왜 노래로서 인정을 못 받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마 비쥬얼이나 퍼포먼스만 부각됐지 음악적으로 부각이 안 됐던 것 같아요. 가수로서 자존심이 상하죠(웃음)."
그래서일까. 성은이 이번에 들고 나온 앨범의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너 하나만'은 감수성 짙은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곡으로, 성숙해진 그녀의 목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고 싶다거나 섹시가수의 편견을 깨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요. 그 편견을 바꿀 것 같았으면 정통 발라드를 할 수도 있었죠.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건 부담일 수도 있고. 다만 제 목소리와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를 들어보지는 못했을 것 같거든요.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히트곡 나올 때까지 가수 계속 하겠다"
요즘 가요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수들의 공백기가 거의 없다는 것. 싱글 앨범이 트렌드가 된 탓에 앨범을 내는 주기는 빨라졌고, 공백기에도 예능을 통해 꾸준히 얼굴을 비춘다. 가수로 3년, 연예계서 2년의 공백기는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쉬면서 그런 부담감이 컸어요. 언제 앨범이 나올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도 모르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니깐 불안하고 잊혀지는가 보다 생각했죠. 여기서 그만둬야 되나보다 그런 생각도 했어요. 그런 상태에서 다시 앨범을 준비하게 되니 마음가짐이 남달라요. 처음 시작할 때처럼 무대뽀와 열정을 안고 했어요."
걸그룹 일색이 된 가요계에서 눈길을 끄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성은은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걸그룹에 대한 것은 쉬면서 나름의 정리를 했어요(웃음). 아이돌들이 풋풋하고 사랑스럽고 상큼하다면 저는 다른 색깔이 있어야겠죠. 음...예전에 저는 눈빛이 좀 세고 강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친한 언니, 친한 친구의 이미지가 된 것 같아요. 성숙하면서도 부드러워진 섹시를 보여드릴려구요."
지나간 시간의 흔적일까. 성은은 부쩍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성은 스스로도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한 살 한 살 먹으니 여유가 생겼어요. 예전에는 시간에 쫓기는 느낌도 있었고 버라이어티 할 때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아요. 보는 시야도 넓어진 것 같고 생각의 깊이도 깊어진 것 같아요."
물론 일에 대한 욕심까지 포기한 건 아니다. 성은은 "가수로서 히트곡이 하나도 없다는 건 속상한 일이다. 히트곡이 나올 때까지 코피 터져가면서 진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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