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코치, "SK 선수들 가르치기 편해"

'부드러운 카리스마' 전준호 SK 주루코치가 '비룡군단'의 용사들에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찰떡'처럼 말을 잘 알아듣는 선수들을 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 시즌 후 넥센에서 현역선수 생활을 접고 SK 코치로 이적할 때만 해도 전준호 코치는 SK 선수들의 지옥 훈련 스타일을 잘 지도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같았다. 강팀의 주루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고, 김성근 감독의 조련법에도 익숙치 않았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이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주루 능력이 생각보다 뛰어났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팀 분위기에서 전 코치는 오히려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문학구장서 만난 전 코치는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주루 능력이 좋고 열심히 한다. 팀이 정말 잘 짜여져 있다"며 "스피드만 따지면 다른 팀과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없는데, 선수들이 야구를 알고 하는 느낌이다. 이전 코칭스태프가 정말 팀을 잘 만들어놔서 가르치기 편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전 코치는 선수들을 지적할 일도 별로 없다고 한다. 베이스러닝 미스로 도루 실패나 견제사를 당한 선수들에게 고칠 점을 얘기하려고 해도 이미 당사자들이 그에 대해 반성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전 코치는 "선수들이 (베이스러닝에서) 잘못을 해도 그렇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않는다"며 "다들 스스로 잘못된 점을 느끼고 깨닫고 있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현재 전준호 코치는 SK 선수들 개개인의 주루능력을 모두 파악하고 개개인에 맞춰서 지도하고 있다. 시범경기 동안 누상에 나가면 최대한 리드를 크게 하도록 시킨 것도 선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정규시즌에서는 개개인의 능력에 맞춰 적합한 리드폭과 베이스러닝 요령을 주입시킬 생각이다.

이와 함께 전 코치는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최대한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능력을 최대화시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리한 플레이로 부상을 입는 악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 코치는 "도루는 항상 부상의 위험이 따라온다. 다들 고생하고 왔는데, 부상을 안당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코치로서 맞는 시즌 각오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