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이운재(37, 수원)에게 최대 '위기'가 들이닥쳤다.
이운재는 지난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K리그' 6라운드 FC서울과의 라이벌전에서 3실점을 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의 1-3 패배.
특히나 수원의 두 번째 실점은 이운재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서울에 골을 헌납한 것이었다. 간단하게 걷어낼 수 있는 공을 이운재는 멀리 걷어내지 못하며 상대편에게 패스하는 결과를 빚어냈다. 이 실수는 정조국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비단 이번 서울전 뿐만이 아니었다. 이운재는 최근 잦은 실책으로 쉽게 실점을 허용하는 등 문전에서의 움직임이 예전처럼 날카롭지 않았다. 이운재가 골문을 지키고 있을 때의 포스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전이 끝난 후 차범근 수원 감독은 "있어서는 안 될 실점이었다"며 이운재의 실수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운재의 경기력 저하는 수원의 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운재는 현재 국가대표팀 부동의 주전 골키퍼다. 남아공 월드컵이 약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운재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한국 국가대표팀의 전력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래서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 역시 이운재에게 염려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운재가 ACL을 함께 치르느라 피로가 쌓여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며 걱정스러워하는 입장을 전했다.
김현태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에게는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현태 코치는 "이운재가 나이가 많아도 뽑은 것은 골대 앞에서의 순발력이 최고였기 때문이다. 그러데 최근 그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염려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이어 김현태 코치는 "서울전 3골은 이운재라면 모두 막아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특히 두 번째 골 때는 머뭇거리며 왼발로 차서 그렇게 됐고, 세 번째 최효진의 골 역시 각을 좁혔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현태 코치는 "컨디션과 몸이 이대로 올라오지 않고 계속 지속된다면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 선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운재가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후 그의 아성은 그 누구도 깨뜨리지 못했다. 그래서 '천하의 이운재'라 불렸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최고의 위기가 찾아왔다. 이운재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혹은 천하의 이운재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한국 축구를 대표해온 '수문장' 이운재의 미래에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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