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가 19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2010 회장기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 결승전에서 9회말 끝내기 폭투를 얻어내며 성균관대를 4-3으로 물리치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원광대로서는 1986년 이후 무려 24년만에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2005년 대통령기대회 이후 5년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에서 도루상과 수훈상은 윤정우(원광대4, 좌익수)가 수상했다. 광주제일고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윤정우는 타자로 전향해 대학에 진학했지만 이후 대학에서도 줄곧 투수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다 올해는 다시 외야수로 나서며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빠른 발을 앞세워 결승전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베이스를 훔쳐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윤정우는 팀 1년 후배 이규환(3학년, 중견수)과 경합을 펼친 끝에 도루 16개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뿐만 아니라 2-3으로 끌려가던 7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수훈상까지 받았다.
★ 윤정우(원광대 4학년, 좌익수, 188cm 85kg)
-우승도 했고 상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개인상을 받은 것보다 팀 우승이 무엇보다 기쁘다. 9회말 끝낼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투아웃이 되는 순간 연장전에 들어가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게임을 어렵게 끌고 간 것 같았다."
-홈런 친 상황을 설명해 달라.
"상대투수가 직구를 던질 것이라 예상을 하고 노리고 있었다. 2-3에서 다행히 직구가 들어와 제 스윙을 했다. 처음엔 파울인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폴 안으로 들어갔다. 스윙하는 순간 넘어갈 것을 직감했다."
-홈런은 처음 아닌가?
"그렇다.(웃음) 연습 땐 자주 넘겼지만 정식 게임에서는 처음이다. 그동안 투수에 대한 미련이 많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4학년인 만큼 한 우물만 파야 할 것 같다.(웃음)"
-계속 마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 세월만 보낸 게 아닌가?
"그렇다. 고3 초까진 투수를 하다가 대학진학 때문에 타자로 전향했지만 대학에 와서 다시 투수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다시 타자로 나서라는 권유를 받았다. 사이드암인데 지금도 오버스로로 던지면 148km까지 나온다.(웃음)"
-오늘 중요한 순간 실책을 범했다.
"그것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7회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는데 놓치는 바람에 한 점을 줬다. 그래서 홈런을 치는 순간 실수를 만회한 것 같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홈런이 나를 살렸다.(웃음)"
-체격이 큰 편인데 발까지 빠르다. 대형 외야수로 기대가 된다.
"원래 발은 빨랐다. 작년에도 도루상을 한 번 탄 적이 있다. 타격감은 예선 때보다는 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좋아졌다. 한양대와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2개의 상을 받으면서 생애 최고의 날이 된 것 같다.
"그렇다. 고등학교 때 팀 우승을 해보긴 했지만 내가 스스로 경기를 뛰어서 우승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더 기쁘고 감격스럽다. 부모님과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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