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에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FA컵에 대한 프로팀들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21일 열린 FA컵 32강전에서는 대부분의 프로팀이 승리한 가운데 강원FC와 대구FC가 각각 내셔널리그의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과 수원시청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대부분의 팀들은 정규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주전들을 내보냈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들은 신인급 자원들을 섞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다소 비중이 낮은 것 같아도 패하면 본전도 못찾는 K리그 팀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 자신감 회복과 경기 감각 유지라는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에 임했다.
팀 창단 후 5연패라는 수렁에 빠졌던 수원 삼성은 동국대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하며 일단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프리킥에 일가견이 있는 수비수 주닝요가 두 골로 확실한 공격 옵션임을 알려준 것이 주요 소득이었다.
전남 드래곤즈 역시 마찬가지. 슈바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에서 지난 K리그 8라운드 대전 시티즌전에 0-1로 패하며 13위로 미끄러지는 등 중심을 못잡았지만 신인 지동원이 1골 2도움을 올리며 김해시청에 6-2 대승을 거둬 골 넣는 방법을 찾았다.
이들보다 사정이 나은 팀들은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려 후보에 머무르는 선수들을 활용해보거나, 최근 골 감각이 좋은 이들의 발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데 힘을 기울였다. 전북은 최태욱, 에닝요 등의 기세에 밀려 후보로 밀린 2년차 임상협이 나서 전주대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최강희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포항 스틸러스로서는 야심차게 영입해 1골 1도움에 그치며 침묵하고 있던 외국인 공격수 파브리시오의 골이 반갑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유병수가 앞선 8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 네 골을 넣은 뒤 이날 안산 할렐루야를 상대로도 1골을 넣으며 완벽하게 살아났음을 증명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 뛰어든 신생팀 용인시청을 상대해 1-0으로 신승했던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은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 대충이라는 것은 없다"라며 몰리나, 라돈치치, 파브리시오 등 정예 멤버를 출전시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창원시청과 더비전을 치렀던 경남FC의 조광래 감독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FA컵도 상당히 중요한 대회다. 3경기만 이기면 4강까지 갈 수 있는 대회"라며 주전들을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그 무엇보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라는 동기부여가 FA컵의 비중을 한껏 높이고 있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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