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선수지만 짐 때문에 고생이 상당할 것 같네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을 앞둔 축구대표팀의 언론담당 박일기 씨는 혀를 내둘렀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통역으로 함께했던 그는 원정 월드컵의 준비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몸소 체험했던 터라 당시보다 두 배나 되는 이동 거리의 월드컵을 맞으면서 고생이 눈에 보일 수밖에 없다.
축구대표팀은 26명의 선수와 허정무 감독 등 24명의 지원스태프 등 50여 명의 대규모 인원이 이동한다. 이미 선발대는 지난주 진공포장을 끝낸 짐과 함께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전지훈련지로 떠났다.
허정무호의 짐은 5톤 트럭 한 대, 1톤 트럭 절반 분량이나 된다. 대부분이 화물로 이동해 선수들은 개인 가방에 간단한 전자기기 및 의류와 속옷 등을 꾸려 한결 가볍게 다닐 수 있다.
대회가 열리는 시점의 남아공 날씨가 초겨울이라는 점은 짐의 무게를 늘리는 요인이다. 점퍼 등 겨울용 의류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훈련복 및 경기용 유니폼도 여름, 겨울 용 두 가지로 준비, 개인당 30벌이 필요하다.
훈련용 개인 장비도 빠지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 있는 고주파 레이저, 체외 충격파 치료기 등 의무 장비도 함께 이동한다. 연습시 사용하는 공인구 자블라니는 그물망 가방에 총 60여 개가 담긴다.
피지컬코치 레이몬드 베르하이옌의 추천으로 복용하고 있는 신비의(?) 영양제 등도 포함된다. 각종 의약품도 함께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한 약품은 양을 줄여 가져간다.
음식재료는 모두 현지 조달이다. 현지 한인회 등을 통해 재료를 구할 수 있어 대표팀 식사 걱정은 나름대로 줄어들었다. 다만, 고지대에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만큼 대형 압력 밥솥은 필수로 가져간다.
대표팀 관계자는 "다른 월드컵과 달리 (국적기 외의) 외국 항공사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 애로사항이다. 짐이 규정 무게를 넘길 경우 상당한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어 고민스럽다. 그래도 필요 물품이 빠져서는 안되기에 비용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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