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톱타자이자 두산 공격의 물꼬를 틀 책임을 지고 있는 이종욱이 시즌 초 부진을 딛고 맹렬히 타오르고 있다. 최근 기세는 그야말로 쾌속질주. 톱타자로 나서 연일 안타쇼를 보여주면서 이종욱은 두산 타선의 폭발을 알리는 첨병으로 부활했다.
올 시즌 들어 이종욱은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지난 시즌 부상 악몽의 후유증으로 다소 플레이가 위축되기도 했고, 마음을 다잡고 허슬플레이를 펼치다 왼손목 부상으로 또 한 번 주춤했다.
지난달 22일 잠실 SK전 수비 때 다친 왼손목 부상 후유증은 최근까지 그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 무려 11일을 쉬면서 5월 4일 잠실 LG전에 다시 선발요원으로 복귀했지만, 다시 손목에 무리가 와 이종욱은 스스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이종욱이 예전같지 않다. 출루를 해도 도루를 못할 것 같다"며 그의 하락세를 지적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이종욱의 쌓였던 한풀이가 시작됐다. 계기는 13일 삼성전. 이날 3안타(1홈런)로 뒤늦게 시동을 건 이종욱은 23일 LG전까지 9경기서 무려 38타수 21안타 타율 5할5푼3리라는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2할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24일 현재 3할3푼1리로 치솟았다.
또 지난 23일 LG전에서는 도루도 2개 성공시키면서 5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기록을 세웠다. 한 경기 2도루는 올 시즌 처음으로 이종욱은 드디어 본격적인 '발야구' 시작도 선언한 셈이다.
올 시즌 이성열, 양의지의 합류로 홈런군단으로 변신한 두산이지만 톱타자의 부진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단순한 화력 손실 뿐만 아니라 이종욱의 부진과 함께 두산의 팀컬러였던 발야구마저 퇴색됐다. 이런 가운데 이종욱이 어느덧 붙붙은 타격감과 '명불허전' 주루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두산은 더욱 견고하고 공포스러운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톱타자로 나선 이종욱이 안타로 출루하고, 호시탐탐 도루를 노려 상대 투수를 뒤흔든다. 뒤를 이은 2번 오재원이 그 바통을 이어받고, 이후 강타자로 줄줄이 포진된 클린업트리오가 타점을 쓸어담는다. 여기에 일발 장타력을 갖춘 하위타선도 무시할 수 없다.
이종욱의 타격감 회복은 이렇게 막강한 두산 화력의 기폭제나 다름없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