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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어느새 찾아온 91번째 '기다림'


2000년 4월5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

당시 열아홉 살의 앳된 '국가대표'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첫 등장을 알리는 경기였다. 박지성은 이 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한국은 9-0 대승을 거뒀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은 그렇게 국가대표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2000년 6월7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LG컵 이란 4개국 대회 마케도니아전에서 박지성은 A매치 첫 골을 성공시켰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하며 박지성은 숨겨졌던 날개를 활짝 펼쳤다. 조별예선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성공시킨 골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멋진 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 박지성의 위상은 한껏 높아졌다.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 '에이스'로 떠오르며 한국 축구의 흐름을 이끌어갔다.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을 거쳐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은 더욱 성장해갔고, 더욱 확고하게 국가대표팀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한국의 자긍심을 느끼게 해줬던 동점골. 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왜 박지성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 증명했던 환상적인 골까지.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전면으로 나선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업적들을 남기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왔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박지성이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에 등장한 지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풋풋했던 박지성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표팀 내에서 선임급에 속한다.

세월의 흔적만큼 박지성은 많은 경기를 뛰었다. 지난 17일 아르헨티나전에 출장한 것으로 박지성은 어느새 A매치를 90경기나 뛰었다. 박지성이 10년 동안 한국 축구팬들에게 90번의 즐거움을 선사했고, 90번의 감동과 90번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박지성이 90번 태극마크를 달고 보여준 강렬한 추억이 있기에, 축구팬들은 항상 박지성을 기다려왔다. 그가 무언가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이번에는 또 어떤 추억과 감동의 눈물을 선사할지 설레는 기다림, 그가 있기에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휘젓는 박지성을 90번이나 기다려 온 이유다.

이제 그 91번째 기다림 앞에 섰다. 오는 23일 펼쳐지는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예선 3차전 나이지리아전이다. 한국의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경기다. 박지성은 캡틴 완장을 차고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고 했다.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박지성이 지난 90번 동안 그래왔듯이 당당히 그라운드에 나선다. 한국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보여줄 91번째 즐거움과 감동을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러스텐버그(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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