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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 그렇게 잘 넣던 페널티킥을 실축하다니…


아프리카팀 최초로 월드컵 4강을 노렸던 가나의 꿈은 아사모아 기안(스타드 렌)이 키워놓았다.

기안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세르비아와의 1차전에서 페널티킥에 성공하며 가나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슈팅이 골대를 두 차례나 맞히는 불운을 겪었지만 한 번 온 결정적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차 넣었고, 결승골의 주인공이 돼 경기 뒤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2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기안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1-1 무승부의 일등공신이 됐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냉정함으로 무장한 그의 기량은 연장전까지 치른 미국과의 16강에서 더욱 빛을 냈다. 1-1로 맞서던 연장 전반 3분 중앙선에서 연결된 볼을 수비수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넘어지지 않고 슈팅해 결승골을 터뜨리며 8강행을 이뤄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기안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가나의 월드컵 진출 후 첫 골이라는 점도 큰 의미가 있었다.

당연히 이번 대회에서 기안은 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다. 미드필드의 핵 마이클 에시앙(첼시)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그에게 집중된 부담감은 상당했다.

3일 오전(한국시간) 우루과이와의 8강전을 앞두고 기안은 "아프리카의 모든 사람들이 가나를 위해 기도해줄 것"이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기안은 압박 붕대를 칭칭 감고 나서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위협적인 슈팅으로 우루과이 수비진을 위협했다.

연장전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기안의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고 종료 직전 절호의 기회가 왔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골대 앞에서 아디이아의 헤딩 슈팅을 손으로 막아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키커로 나선 기안은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이 페널티킥만 성공하면 가나는 아프리카대륙 최고의 월드컵 4강국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안의 킥은 크로스바에 맞으며 밖으로 튕겨나갔다.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유니폼 상의를 위로 말아 문 그에게 동료가 위로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선 기안은 깔끔하게 성공하며 웃는 듯했지만 팀 승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존 멘사와 아디이아가 연이어 실축, 2-4로 패하며 가나는 4강 티켓을 우루과이에 내줬다. 그동안 보여준 기안의 활약이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연장전에 페널티킥만 차 넣었어도...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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