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가 두산과의 시즌 12차전에서 2-5로 패하면서 또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16연패라는 아픔이 더해졌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빗방울 속에서도 3시간 가까이 KIA를 응원했던 팬들의 마음은 더욱 허탈했다.
숨가빴던 경기가 끝나고도 긴장감은 그치지 않았다. KIA 선수단이 경기장을 빠져나와 광주로 이동하기 위해 탑승하려던 선수단 버스를 어느새 팬들이 에워싸면서 위기감을 불러일으킨 것.
잠실구장 관계자에 따르면 "점수가 1-5로 벌어진 후 7회 정도부터 KIA 선수단 버스 주위로 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KIA 선수단 버스를 둘러싼 팬들은 16연패를 당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부터 다양한 얘기와 불만을 쏟아냈다.
이같은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시작 직후인 1회에 좌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는 "성적부진 책임지고 사퇴하라, 어지간히 말아먹어라"는 등 KIA의 최근 부진을 질타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등장하기도 했다.
일부 KIA 팬들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이 현수막은 1회에 내걸렸다가 구장 경비 직원 등의 제지로 한 차례 거둬들였지만, KIA가 3회말 추가 1실점하며 패전 기운이 감돌자 다시 내걸리는 등 소란스러운 모습이었다.
KIA의 선수단 버스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버스를 에워싼 팬들 사이에서는 강한 욕설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모 코치의 이름을 부르며 '버스에서 나와'라는 외침도 들렸다.
아울러 승용차로 따로 이동하려던 조범현 감독은 팬들에 둘러쌓이자 잠시 하차해 "연패를 꼭 끊겠다"는 다짐과 사과를 한 후 다시 출발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십 분이 흘러도 KIA 선수단 버스가 잠실구장에서 출발조차 못하자 일부 팬들이 "차는 보내야지. 그래야 내일을 준비하지"라며 해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뒤를 이어 "보내줘 보내줘"라는 팬들의 구호까지 나온 끝에 KIA 타이거즈 선수단을 실은 버스는 9일부터 한화와 3연전이 열리는 연고지 광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잠실=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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