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길고도 길었던 16연패 터널에서 마침내 빠져나오며 한 가닥 밝은 빛을 봤다.
KIA는 9일 광주 홈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13차전에서 긴장감 속에서도 투-타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분발, 4-2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18일 문학 SK전부터 16게임 동안 패배의 쓴맛만 보다 마침내 이룬 감격적인 1승이었다.
6월 17일 역시 한화전에서 시즌 34승을 올렸던 KIA는 22일만에 35승째(47패)를 기록했다.
한화는 마운드나 타선이 필승 의지로 중무장하고 나선 KIA에 조금씩 밀려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최근 2연승을 마감하고 51패째(32승)를 안았다.
6위(KIA)와 8위(한화)의 대결. 10승 투수(양현종)와 4승 투수(유원상)의 선발 맞대결. 시즌 상대 전적에서 KIA의 9승3패 절대 우위. 더구나 KIA는 한화에 5연승(5월 29일~) 중이었고, 양현종도 한화전 7연승(2007년 9월 29일~)으로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모든 여건 면에서 KIA는 연패 탈출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안고 경기에 나섰지만, 역시 16연패의 부담감은 이만저만한 무게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이기긴 했으나 KIA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1승을 따내기 위해 진땀 승부를 벌여야 했다.
먼저 점수를 낸 쪽도 한화였다. 한화는 3회초 정현석의 2루타와 김태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최진행이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2-0으로 앞서갔다.
3회말 KIA가 곧바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김상훈의 2루타와 안치홍의 볼넷, 보내기 번트 후 김선빈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의 좋은 기회를 엮어냈다. 하지만 김원섭이 투수 땅볼, 최희섭이 2루 땅볼로 물러나 연패 과정에서 드러난 좋지 않은 공격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최희섭 타석 때 한화 선발 유원상이 폭투를 범해 3루주자 안치홍이 홈을 밟은 것은 KIA로선 그나마 다행이었다.
KIA의 기세를 살려준 것이 나지완의 홈런 한 방이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나지완은 백스크린 상단을 맞히는 대형 솔로홈런(비거리 135m)을 날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종범이 한-일 개인통산 2천안타가 된 행운의 2루타를 치고 나간 후 김상훈의 적시 안타가 이어져 3-2 역전에 성공했다.
6회말에도 KIA는 안치홍의 안타와 이용규의 절묘한 번트안타 등으로 2사 2, 3루 찬스를 잡고 김원섭이 유격수쪽 내야안타를 쳐 한 점을 보태 두 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KIA는 마운드도 한 템포 빠른 교체를 하며 총력전으로 나섰다. 선발 양현종이 5이닝을 4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은 후 6회부터는 불펜 가동을 시작했다. 양현종은 스스로 반드시 리드를 이끌어야 한다는 결의에 가득 차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탓인지 5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이미 104개가 됐다.
이후 곽정철(1.2이닝 1안타)-안영명(1이닝 1안타)-손영민(0.1이닝)-유동훈(1이닝)이 줄줄이 마운드에 올라 사력을 다해 한화 타선을 무실점 봉쇄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양현종은 팀의 16연패를 벗어나게 한 값진 승리로 시즌 11승(3패)을 올려 류현진(한화), 김광현(SK)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승 공동선두로 복귀했다.
한화 선발 유원상은 3.1이닝 3안타(1홈런) 2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시즌 8패)가 되고 말았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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