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취임사에서 "빠른 공수전환과 패스를 통한 정교한 축구의 실현"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이 롤모델이었다.
때문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의 대표팀 대거 중용이 예상됐다. 특히 미드필드에서 힘보다 발재간과 속도감이 있는 선수들이 조광래 감독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5일 발표된 조광래호 1기 25명의 대표선수 명단에는 조 감독의 의도가 그대로 묻어나왔다.
11일 나이지리아전을 통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골키퍼 이운재(수원 삼성)를 비롯해 김영광(울산 현대), 정성룡(성남 일화) 등은 어김없이 승선했다. 이 외에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기존의 검증된 해외파 선수들도 별다른 이변없이 승선했다.
수비와 미드필드에서는 가능성 있는 신예들의 대거 발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을 이끌었던 중앙 수비수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왼쪽 풀백이지만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는 김민우(사간 도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김민우는 홍명보호 전술의 중심축이었다. U-20 월드컵에서는 독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3골을 넣는 등 골 감각도 탁월하다.
미드필드에서는 '기술축구'라는 화두가 절정에 달했다. 2006 독일월드컵 본선 멤버였던 백지훈(수원 삼성)의 대표팀 복귀가 상징적이다. 백지훈은 지난 1년 동안 부상과 슬럼프에 시달렸지만 최근 소속팀에서 골 퍼레이드를 벌이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발재간이 좋고 순간적인 공간 침투 능력이 좋아 조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패싱 능력이 좋은 선수를 선발했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2007년 한국에서 열렸던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중원을 지휘했던 윤빛가람(경남FC)은 한국 기술 축구의 미래다. 조 감독은 "여유로운 플레이와 좋은 기술이 있다. 동료의 생각을 알면서 경기하는 미드필더"라며 자신의 스타일에 부합함을 강조했다. 조 감독의 지도를 받은 윤빛가람은 올 시즌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새롭게 태어났다는 평가다.
공격진 역시 마찬가지. 조 감독은 "좀 더 많이 움직이면서 순간적 스피드를 가진 공격라인을 원했다"라며 이동국(전북 현대)을 제외하고 K리그 신인왕 후보인 지동원(전남 드래곤즈)을 선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전남 드래곤즈 산하 유스팀(광양제철고) 출신의 지동원은 187cm의 장신이지만 기술이 좋은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5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조 감독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활약을 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