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로 유력한 롯데를 맞아 시즌 내내 이어졌던 약세를 상쇄할 만한 값진 1승을 거둔 것이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최종 19차전에서 선발 홍상삼의 6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5-0으로 승리했다. 2회말부터 4회말까지 1점씩 3점을 뽑아 리드를 잡은 두산은 8회말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는 두산에게 의미가 크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1위 SK에게 8승 9패, 2위 삼성에게 9승 10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나머지 하위팀들에게 모조리 우세를 점한 3위 두산이지만 유독 4위 롯데에는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8차례 맞붙어 거둔 승수는 단 6승(12패). 후반기 들어 롯데전에서만 6연패 악몽을 겪고 있었다.
특히, 롯데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99%를 확정한 상황서 가을잔치 맞상대 팀에게 시즌 내내 끌려다닌 점은 김경문 감독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말문을 닫았다. 감독실로 들어가며 "오늘만큼은 이겨야 되지 않겠느냐"고 허탈하게 웃으며 한 마디 던진 게 전부였다.
그런 만큼 이날 완승은 기세 측면에서 1승 이상의 가치. 두산 선수들에게 롯데전의 '안풀렸던 징크스'를 벗어나게 한 심리적 소득까지 얻어낸 셈이다.
이외에도 두산은 이날 2만5천444명의 관중이 들어와 올 시즌 홈관중 1백2만4천920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1백5만3천966명)에 이어 2년 연속 1백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4번째 기록을 세웠다.
2년 연속 홈 1백만 관중 돌파와 함께 약세였던 롯데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 완승. 두산은 막판 자존심을 지키며 기세를 회복하고 준플레이오프 롯데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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