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SK)에게 2010년은 어떤 해였을까.
김광현은 16일 잠실 LG전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시즌 막판 되돌아본 2010 시즌의 소회를 밝혔다. '다승왕' 도전과 관련된 질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풀어가던 김광현은 지난 시즌 부상 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SK의 한국시리즈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던 괴로움부터 다승왕 도전을 바라보는 현재 상황까지 이어가며 속에 있던 마음을 풀어냈다.
김광현의 2010 시즌 소감은 간단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다는게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8월 김현수(두산)의 타구에 왼손등을 맞아 골절상을 입어 깁스를 한 채 후반기 동료들의 플레이를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게다가 깁스를 풀 무렵에는 팔꿈치에 통증까지 발생했다. 병원을 수 차례 오가며 진찰을 받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진단에도 김광현은 통증 탓에 캐치볼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이 올 초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지면서 김광현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결국 심리적인 영향이라고 판단해 병원에서는 '아프더라도 참고 던져보라'고 조언했고, 김광현은 시범경기서부터 캐치볼을 시작하며 서서히 제 페이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개막전 즈음 예전의 구위를 되찾을 수 있었다.(사실 김광현의 몸상태는 개막 시기에 거의 회복단계였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복귀 후 첫승의 중요성을 인식해 그의 등판을 조금 미뤘다. 4월 8일 KIA전이 그의 시즌 첫 등판.)
김광현은 지난 시즌 부상 후 올 개막전까지의 시기에 대해 "괴롭고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팀의 한국시리즈 패배를 지켜만봐야 했던 미안함과 공만 잡으면 욱씬거리는 통증 탓에 갑갑함을 이겨내기 힘들었던 것이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휴식했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한국시리즈서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게 경기를 했는데, 그걸 지켜보던 난 너무 괴로웠다. 휴식이 아니라 괴로운 시기였다"며 "(데뷔 후) 아무래도 무리한 것이 영향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런 과정을 겪은 탓에 올 한 해 '다승왕'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그저 시즌 끝까지 통증없이 던진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광현은 "다승왕 타이틀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 그저 안아프고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며 "또 1위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개인성적에 신경을 쓸 수도 없다.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다승'보다 '등판' 자체가 중요함을 언급했다.
현재 김광현은 16승 6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하며 류현진(한화), 양현종(KIA)과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충분히 다승왕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에게 승수는 '행복한 등판' 후 따라온 소득이지 목표가 아니었다. 김광현은 "올해는 정말 만족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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