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삼성)의 은퇴경기라고 해도 승부는 어쩔 수 없는 법. SK가 삼성을 잡고 1위 확정의 9부능선까지 넘어섰다.
SK는 19일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최종전(19차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7.2이닝 무실점 맹투 속에 3회초 정근우의 선제 적시타 및 8회초 이호준의 쐐기 투런포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선두 SK는 80승(45패 2무) 고지에 선착하며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의 매직넘버를 '4'에서 '1'로 단숨에 줄였다. 2위 삼성(77승 51패 1무)이 남은 잔여 4경기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SK는 상대전적에서 10승 9패로 앞서고, 이 경우 삼성과 '81승' 동률만 이뤄도 1위가 확정된다. 승차도 4게임차로 벌려 사실상 1위 확정의 승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구구장은 한국시리즈를 방불케하는 열기에 휩싸였다. 18시즌 현역으로 뛰어온 양준혁의 은퇴를 지켜보기 위해 전국의 야구팬은 대구구장을 가득 메웠고, 경기 결과보다 '양신'의 마지막 플레이 모습에 열광하면서 쉼없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다승 단독 선두를 노린 김광현은 7.2이닝(115구)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삼성의 타선을 철저히 틀어막으면서 승리의 토대를 닦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무려 152km가 찍힐 정도.
와중에 SK 타선이 경기 초반 최소한의 몫을 해내 힘을 실어줬다. 3회초 김강민의 내야안타와 박재상의 희생번트로 만든 무사 2루서 정근우가 깔끔한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낸 것. SK 타선은 이후 침묵했지만, 그 뒤에는 최고의 컨디션을 과시한 김광현이 버티고 있어 안정적인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후 8회초 이호준이 구원등판한 윤성환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비거리 110m)를 쏘아올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 선발 김광현은 17승째(6패)를 수확하면서 다승왕을 향해 치고나갔다. 8회말 2사 만루서 구원 등판한 송은범은 위기를 잘 넘기고 9회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세이브를 따냈다.
특히 김광현은 양준혁과의 세 차례 승부에서 모두 삼진을 잡아내 눈길을 끌었다. 김광현은 경기 며칠 전 예고했던 '양준혁 상대 3삼진'을 실제로 이뤄내면서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대선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양준혁은 9회말 한 차례 더 타석에 섰지만 2루 땅볼로 돌아서며 4타수 무안타로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를 마감했다.
한편 삼성 선발 차우찬도 맹투로 맞받아쳤으나 김광현에 아깝게 밀렸다. 경기 초반 제구난조로 고전했지만 차츰 냉정함을 되찾으면서 역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타선 침묵으로 7.1이닝(114구) 7피안타 4탈삼진 2실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2패째(9승)를 안으면서 10승 달성이 무산돼 승률왕 랭킹 진입에도 실패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윤성환은 곧바로 홈런을 맞으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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