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승3무(승점 12점)의 무패행진을 벌이며 1위 첼시에 승점 3점차 뒤진 리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맨유는 일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는 시즌 종료 시점에서 무승부 경기가 4번밖에 없었지만 올 시즌은 벌써 3무를 기록했다. 모두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며 기록한 것이다.
초반 맨유의 불안한 행보에는 선수들의 부상이 걸림돌이었다. 시즌 시작 전 맨유의 컨트롤타워 리오 퍼디난드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에 차출됐다 훈련 중 에밀 헤스키와 부딪히며 무릎 부상을 입었다.
수비력이 좋아 세계 최고의 몸값을 받는 중앙 수비수 퍼디난드가 초반 전력에서 빠짐으로써 맨유의 부실로 이어졌다. 2라운드 풀럼FC전에서 이런 불안한 전력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2-1로 앞서던 후반 44분 항겔란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2-2로 비겼다. 중위권 풀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맨유에게 뼈아픈 일이었다.
이후 웨스트햄에 승리를 거뒀지만 에버턴(3-3)과의 4라운드,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 0-0)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의 잇따른 졸전은 묘한 불안감을 조성했다.
특히 지난해 영입한 측면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이적 후 이렇다 할 측면 공격자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희망을 던져줬던 발렌시아였기에 그의 부상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속을 태웠다.
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3-2로 승리한 것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해트트릭 원맨쇼가 있었지만 고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박지성-이청용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6라운드 볼턴 원더러스전은 맨유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던 이전 겨루기와 비교해 사뭇 경기내용이 달랐고 역시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라이언 긱스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정도 결장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불륜 파문'을 겪고 있는 공격수 웨인 루니도 경미하지만 발목 부상을 당한 상태다.
때문에 30일 오전(한국시간) 발렌시아(스페인)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은 시즌 초반 맨유가 맞은 중대 고비처다.
당연히 '산소 탱크' 박지성이 위기 앞에 놓인 맨유에서 해결사로 부각되고 있다. 맨유는 지난 시즌 12~1월 경기 일정이 빡빡한 시기에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위기에 몰렸다. 올 시즌에는 위기의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진 셈이다.
박지성은 지난 23일 스컨토프와의 칼링컵에서 1골 2도움을 하며 감각을 찾은 모습을 보였고 볼턴전에서도 꽉 막힌 공격을 풀어내는 역할을 했다. 측면 자원의 부상으로 박지성 활용 가능성이 커진 만큼 위기의 맨유를 구하는 해결사가 돼줘야 한다.
프리메라리가에서 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에 뒤져 3인자였던 발렌시아는 올 시즌 5경기 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맨유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상대다. 퍼거슨 감독도 발렌시아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전략을 구상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큰 경기에 강한 박지성이 진가를 발휘할 때가 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