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선염으로 체온이 42도까지 오르는 고열에 시달렸던 송승준(롯데). 투혼을 발휘하며 역투를 펼쳤으나 아쉬움은 남았다. 그래도 최소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그에게 경기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관중들의 큰 박수를 보내줬다.
송승준은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5.1이닝 8피안타 4볼넷 6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6회말을 버티지 못하고 4-4 동점이던 1사 1루 상황서 강영식에게 바통을 넘겼고, 강영식이 후속 타자들을 잡아내지 못하며 실점을 허용해 송승준의 자책점은 5점이 됐다.
롯데 타선이 먼저 송승준에게 힘을 실어줬다. 2회초 2사 2, 3루서 상대투수 폭투와 전준우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한 것. 열을 내리느라 힘겨운 밤을 보내고 예고된 대로 선발 마운드에 힘겹게 올랐던 송승준에게는 선취득점이 천군만마와 같았다.
송승준은 3회까지 매서운 두산 타선을 위기 속에서도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며 버텼다. 3회말 2안타를 내주며 1사 1, 3루에 몰리긴 했지만, 고영민의 3루 땅볼 때 3루주자 손시헌의 어설픈 주루를 병살 플레이로 연결시키면서 무실점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강력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막기는 힘들었다. 4회말 투아웃까지 잡은 다음 김동주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곧바로 이성열 양의지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킨 것. 이후 손시헌(2타점), 임재철(1타점)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 송승준은 2-3 역전 점수를 내주며 진땀을 흘렸다.
롯데 타선이 돌아선 5회초 손아섭과 이대호의 연속 적시타로 다시 4-3 역전리드를 잡아내줘 부담을 덜었지만, 송승준으로서는 힘겨운 승부가 분명했고 점점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5회말에도 송승준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사 1루서 김동주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으며 2사 2, 3루 위기에 몰리는 등 안정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후속타자 이성열을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틀어막았지만, 어느덧 투구수는 94개나 됐다.
결국 송승준은 6회말을 버텨내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폭투까지 던져 1사 2루 위기를 맞은 송승준은 임재철에게 동점 우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로이스터 감독은 더 이상은 무리라고 보고 여기서 강영식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송승준은 전날 밤 고열을 내리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끙끙 앓으면서도 본인의 등판이 무산될 경우, 팀의 선발 계획이 꼬여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등판을 강행했다. "죽을 뻔 했다"고 농담을 했지만, 분명 이날 선발등판은 송승준에게는 힘든 과제였다.
하지만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 염원을 위해 팀에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책임감 속에 송승준은 마운드에 올랐다. 송승준의 이날 피칭은 기대에 못미쳤다고 하더라고 분명 '역투'라고 평가할 만했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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