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가을사나이' 박한이, 4차전 대반격 '특명'

박한이가 삼성의 4차전 반격' 선봉장'으로 다시 나선다.

박한이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변함없이 톱타자 출전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초반에는 잇따라 2루타를 치고나가 득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의 선봉에 섰고, 경기 후반에는 무너질 뻔한 팀을 구하는 동점타를 터뜨려 승부를 연장까지 몰아넣었다.

이날 삼성이 승리했더라면 박한이가 당연히 최고 수훈선수로 뽑힐 상황이었으나, 두산이 연장 11회말까지 가 9-8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3차전 MVP 영예는 11회 동점 2타점 2루타를 친 두산 임재철이 차지했다.

하지만 박한이의 활약은 대단했다. 두산이 앞으로도 '경계대상 1호'로 삼아야 할 최고 요주의 선수가 틀림없었다.

박한이는 1회초와 2회초 모두 선두타자로 나서 잇따라 2루타를 날리며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1회초에는 팀의 첫 번째 득점을 올렸고, 2회초에는 4번째 득점 주자가 돼 팀의 초반 흐름을 이끄는 공격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8회초 삼성이 4-6으로 끌려가다 대타 조영훈의 솔로포로 5-6까지 추격한 다음 2사 1루 상황에서 박한이는 두산 구원투수 고창성을 상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외야 수비에서도 빛났다. 두산이 5-4로 앞서가던 6회말 1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고영민이 쳐낸 우중간 안타성 플라이 타구를 재빠르게 달려가 잡아낸 것. 3루주자 정수빈의 홈인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이 호수비로 2루주자 오재원이 안타인 줄 알고 홈까지 뛰어든 것을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두산이 계속 득점 기회를 이어갈 뻔한 상황을 박한이가 좋은 수비 하나로 1차 저지한 것이다. 그리고 8회초 동점 2루타까지 쳐내면서 '가을사나이'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박한이에게 아쉬움이 있었다면 수비위치를 옮긴 후 나온 실책 정도였다. 8회말부터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옮긴 뒤 9회말 수비 때 김동주의 좌중간 2루타를 펜스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더듬는 실책을 범해 3루까지 보내주고 말았다. 그대로 끝내기 점수로 연결될 수도 있는 주자여서 삼성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마운드에서 안지만이 실점없이 막아주었다.

삼성은 연장까지 간 이 경기서 11회초 먼저 2점을 내고도 11회말 두산에 3점을 내준 끝에 뼈아픈 8-9 역전패를 당했다. 1패만 더 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의 자랑이 된 최고 '가을 사나이' 박한이가 있어 심기일전하며 4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한이의 2010 플레이오프는 화려하다. 1차전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3차전까지 14타수 6안타(.429), 4타점으로 팀내 최고의 활약을 펼이고 있다.

11타수 5안타(.455)를 쳐내고 있는 무서운 신예 김상수에 이어 타율은 팀내 2번째며 타점은 팀내 1위다. 톱타자인지 중심타자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공격 선봉에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2패(1승)로 벼랑끝에 내몰린 삼성이다. 11일 4차전은 그야말로 총력전으로 나설 수밖에 없고 '반격의 선봉장' 박한이에겐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