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결국 최종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행 티켓이 결판나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0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계투작전으로 힘겹게 두산의 추격을 막아내고 박한이의 희생플라이 결승타로 8-7 진땀나는 승리를 거뒀다.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양 팀은 13일 대구 5차전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게 됐다.
두산은 수비 실책과 패스트볼, 와일드피칭 등으로 초중반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준 부담이 컸다. 7회말 한꺼번에 5점을 내 동점까지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8회 안타 없이 내준 결승점으로 안타수 16-9의 우세에도 아쉬운 한 점 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선취점은 삼성 몫. 3회초 신명철의 안타와 이영욱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은 다음 김상수가 보내기번트를 했다. 번트 타구가 투수 쪽으로 향하자 두산 선발 홍상삼은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공을 뿌렸다. 하지만 이 공이 터무니 없이 높게 가 외야쪽으로 빠져나가는 악송구가 됐다. 1, 2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삼성은 편하게 점수를 뽑아냈다.
조동찬의 번트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이어간 삼성은 박한이의 희생플라이, 최형우의 2루타가 잇따르며 다시 2점을 보태 4-0으로 달아났다.
두산이 4회말 이종욱 김동주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하면서 반격을 개시했다. 최준석의 안타와 임재철의 볼넷이 이어져 무사 만루의 좋은 찬스가 만들어졌으나 여기서 손시헌이 2루쪽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한 점을 더 내긴 했으나 공격 흐름은 끊어졌고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5회초 삼성은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2사 1루서 두산이 김선우를 구원등판시키는 강수를 뒀으나 이것이 오히려 악수가 됐다. 박석민, 조영훈이 연속안타를 쳐 만루 찬스를 엮어낸 것.
만루 위기에 몰린 김선우는 진갑용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으나 떨어지는 변화구를 포수 양의지가 뒤로 빠트려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상황이 되면서 3루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았다. 흔들린 김선우는 다음 신명철 타석 때 폭투까지 범해 또 한 점을 내줬고, 신명철의 볼넷 후 이영욱에게 1타점 적시타도 맞고 고개를 떨구며 강판됐다. 삼성으로선 득점없이 끝날 이닝에서 3점을 내면서 7-2로 점수차를 벌렸다.
그래도 두산은 포기하지 않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7회말 타선이 폭발하며 동점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것도 투아웃 이후 몰아치기로 5점이나 뽑아냈다. 이종욱 김동주 최준석의 3연속 안타로 한 점을 낸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임재철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가 이어지자 김경문 감독은 대타 김현수 카드를 뽑아들었다.
포스트시즌 들어 부진에 빠져있던 김현수가 긴급 구원 투입된 안지만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맞히는 2타점 적시타를 쳐 분위기를 달궜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양의지 이원석이 줄줄이 득점타를 때려내 기어이 7-7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잠잠하던 삼성은 동점이 되자 다시 분발했다. 8회초 연속 사사구와 보내기번트로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박한이가 좌익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다시 8-7 리드를 잡았다. 어지럽게 동점까지 갔던 경기에서 삼성이 안타 하나 없이 결승점을 뽑아낸 것도 흥미로웠다.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은 이날 1승을 따내기 위해 선발 레딩부터 차우찬 권오준 졍현욱 이우선 안지만 배영수까지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투수들을 쏟아부었다. 믿었던 안지만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회말 동점을 내준 것은 아쉬웠으나, 8회말 2사 3루서 구원등판해 1.1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켜낸 배영수의 노련한 피칭이 특히 돋보였다.
두산은 무려 9명의 투수를 투입해 어떻게든 승부를 끝내려 했으나 김선우 구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가는 등 힘겹게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조이뉴스24 잠실=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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