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1점차 승부였다. 승리의 여신이 내민 손을 잡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쪽은 삼성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0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내야안타에 힘입어 6-5로 너무나 극적이고 짜릿한 역전 승리를 거뒀다. 초반 5점차 승리를 뒤집은 대역전극으로, 5게임 연속 1점차 승부를 연출하며 시리즈 마무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은 3승 2패로 플레이오프를 통과, 정규시즌 1위 SK와 15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두산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하며 여기까지 끌고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삼성에 양보해야 했다. 특히 이날 5점을 먼저 내고도 뒤집기패를 당하면서 씁쓸히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끝마쳤다.
중반 이후 구원 등판한 양 팀 좌완투수(삼성 장원삼, 두산 이현승)의 역투로 5-5 동점에서 연장에 돌입해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던 연장 11회말. 삼성이 선두타자 김상수가 10회부터 구원등판해 있던 임태훈으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내 기회를 열었다. 보내기 번트로 2루에 안착한 김상수가 신명철 타석 때 폭투로 3루까지 진출해 끝내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신명철의 삼진과 박한이, 최형우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된 가운데 박석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박석민은 볼카운트 2-2에서 임태훈의 7구를 받아친 것이 빗맞아 유격수 쪽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안타가 됐다.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전력질주해 잡으려 했으나 글러브를 튀기며 공은 옆으로 흘렀고, 3루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으며 삼성의 승리가 확정됐다.
초반 분위기상으론 두산의 낙승을 점칠 만했다. 2회초 공격에서 한꺼번에 5점을 몰아내며 완전히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
두산은 2회초 최준석 양의지의 연속안타와 손시헌의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의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임재철이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쳐내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원석의 볼넷과 정수빈의 안타가 이어져 다시 1사 만루 찬스가 엮어졌고 오재원의 안타로 한 점을 추가하고도 만루 기회는 계속됐다.
이종욱의 내야 플라이로 2사 만루가 된 다음 삼성이 선발 차우찬을 내리고 배영수를 긴급 투입해 불을 끄려 했다. 여기서 4번 김동주가 다시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두산은 5-0으로 달아났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줄곧 그래왔듯, 삼성이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4회초 무사 1, 2루 위기를 맞고도 추가실점 없이 버텨내며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더니 대반격에 나섰다.
삼성은 4회말 1사 후 4번 최형우가 투런홈런을 날린 것을 신호탄으로 맹추격을 시작했다. 이어진 조영훈의 2루타로 두산 선발 히메네스를 강판시켰고, 볼넷 두 개를 더해 2사 만루를 만든 뒤 김상수가 구원등판한 왈론드로부터 2타점 적시타를 쳐내 4-5,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삼성은 6회말 진갑용의 내야안타 후 곧바로 이영욱이 좌월 2루타로 대주자 강명구를 홈으로 불러들여 5-5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구원 투입된 선발급 투수들의 역투가 이어지며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연장까지 승부를 끌고가야 했다.
삼성은 선발 차우찬이 일찍 무너졌으나 이후 구원 등판한 투수들의 역투가 돋보였다. 차우찬이 1.2이닝 5안타 2볼넷 5실점하고 2회도 못 채우고 물러난 뒤 배영수-정현욱-장원삼의 릴레이 호투가 이어졌다. 특히 장원삼은 6회부터 등판, 11회까지 6이닝을 단 1안타만 내주고 초반 달궈졌던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고 값진 구원승을 따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일등공신이 됐다.
두산도 선발 히메네스의 예상보다 이른 강판으로 빨리 구원진을 투입해야 했다. 히메네스는 3.1이닝 4안타(1홈런) 3실점하고 물러났고, 이어 던진 왈론드와 고창성도 1실점씩 함으로써 초반 잡은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이후 이현승이 6회말 2사 후부터 등판, 10회말 원아웃을 잡고 물러날 때까지 단 1안타만 맞고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무실점 쾌투를 했다.
10회말 등판해 호투하던 임태훈은 11회말 김상수에 내준 안타가 빌미가 돼 통한의 결승점을 내주고 눈물을 뿌리고 말았다.
조이뉴스24 대구=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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