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이제 대망의 'V3'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SK는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0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또 한 번 계투진의 위용을 과시하며 4-2 승리를 거뒀다. 지난 인천 1, 2차전 승리에 이어 쾌조의 3연승을 거둔 SK는 1승만 보태면 2007, 2008 시즌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절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은 투수들이 비교적 호투해줬으나 타선이 SK 마운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며 또 패퇴했다. 앞으로 우승하려면 4연승을 올려야 하는 벼랑 끝 상황이 됐다.
1회 공방에서 양 팀은 모두 좋은 기회를 잡았고, 그 결과에서 조금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SK는 톱타자 정근우의 안타와 보내기번트, 그리고 박정권의 행운의 내야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호준의 1루쪽 땅볼 때 정근우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아냈다. 최정의 몸에 맞는 공, 김강민의 안타가 이어져 다시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김재현이 삼성 선발 배영수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한 점을 보태며 2-0을 만들었다.
1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선 삼성도 연속 사사구와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뒤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일단 한 점을 만회했다. 계속해서 삼성도 박한이(고의4구) 신명철이 연속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여기서 조영훈이 SK 선발 카도쿠라에게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반격 기회를 놓쳤다.
이후 양 팀 투수들의 호투가 거듭된 가운데 SK나 삼성 모두 두 차례씩 병살타(SK 4회, 6회 김재현/삼성 2회 김상수, 5회 박석민)가 나오는 등 공격이 소강 상태를 보이며 스코어 변화 없이 경기는 후반으로 넘어갔다.
어느 팀이라도 한두 점만 뽑으면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추가점을 낸 쪽은 SK였다. 8회초 선두타자 박재상이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곧바로 박정권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박재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고도 무사 2루가 되자 보내기 번트 후 최정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박정권마저 홈을 밟으며 4-1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박정권은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SK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1사 후 조영훈 현재윤의 연속안타와 박진만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상대투수 송은범의 폭투로 한 점을 만회하고 1사 2, 3루의 추가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SK는 (작은) 이승호를 긴급 투입했다. 여기서 대타 진갑용과 조동찬이 이승호에게 내리 삼진을 당하면서 삼성의 마지막 역전 희망은 허망하게 날아가고 말았다.
양 팀 마운드 싸움도 볼 만했다. SK는 선발 카도쿠라가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2이닝 1실점한 후 3회부터 일찌감치 불펜 가동에 들어갔다. (큰) 이승호-전병두-정우람 등 3명의 좌완이 줄줄이 등판해 삼성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2차전 선발이었던 이승호는 이날 3회 무사 2루에서 선발 카도쿠라를 구원 등판, 2.1이닝을 안타 하나도 맞지 않고 볼넷 하나만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해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호는 값진 구원승을 따냈다.
SK는 8회부터는정대현-송은범-(작은) 이승호를 잇따라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송은범은 9회 연속안타와 볼넷, 폭투로 실점하며 동점 위기에 몰렸으나 이승호의 마무리 솜씨가 빛났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4.2이닝 동안 4안타만 맞았으나 1회 2실점한 것이 부담이 됐다. 5회 구원등판한 정현욱도 비교적 호투했으나 8회까지 길게 던지다 2실점하고 물러나 경기 흐름을 되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삼성 타선에서는 8번타자 현재윤이 3안타를 쳐내며 고군분투했으나 중심타선의 부진으로 응집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조이뉴스24 대구=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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