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V3'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올라 승천했다.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0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글로버의 호투를 발판으로 철벽 불펜진을 가동하고 에이스 김광현이 마무리를 맡아 4-2 승리를 이끌어냈다. 타선에서는 박경완과 박정권이 나란히 2타점씩 해내며 승리를 주도했다.
이로써 SK는 한국시리즈 역대 6번째 '4전승' 우승팀이 됐다.(1983년 해태의 4승1무 우승이 있어 '무패 우승'은 7번째)
지난 2007, 2008시즌에 이어 2년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는데 모두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해낸 '통합 우승'이었다.
삼성은 이날 4차전에서마저 타선이 찬스 때마다 침묵하는 공격력 실종을 보이며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하고 전패로 무릎을 꿇는 굴욕을 당했다.
장원삼(삼성)-글로버(SK) 선발 카드로 보면 삼성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SK의 기세를 주눅이 든 삼성이 감당해내지 못했다.
3회까지는 서로 점수를 얻지 못하고 접전 양상이 전개됐다. 먼저 균형을 깬 쪽은 SK였다. 4회초 정근우와 이호준이 연속안타를 쳐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어낸 것. 보내기번트와 박재홍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된 다음 박경완이 흔들린 삼성 선발 장원삼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가을사나이' 박정권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2점을 더 뽑아내며 SK는 3-0으로 달아났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나주환의 3루 땅볼 때 주루사가 나오며 추가점을 뽑지 못했지만 마운드가 탄탄한 SK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와중에 SK는 6회초 추가점까지 뽑아냈다. 1사 후 최정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들어진 2사 3루서 박경완이 삼성 4번째 투수 차우찬으로부터 좌익수 옆 2루타를 터뜨려 한 점을 보태 4-0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글로버가 의외의 역투를 펼치며 4회까지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내자, SK는 '4차전 마감'을 위해 정예 불펜진 가동에 들어갔다. 5회부터 전병두-정우람(6회)-송은범(6회)-'작은' 이승호(7회)를 쏟아부었고, 8회말 1사 1, 3루 실점 위기에 몰리자 에이스 김광현까지 마운드에 올렸다.
김광현은 등판하자마자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다음 최형우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박석민을 상대로 투스트라이크까지 잡았으나 몸쪽으로 붙인 공이 사구가 돼 밀어내기로 한 점을 내줬다(이승호 실점). 하지만 김광현은 조영훈을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마쳤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박진만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2사 2루에서 대타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줘 잠시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마지막 타자 현재윤을 삼진으로 잡아 승리를 지켜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3번째 우승 순간을 마운드에서 맞는 영광을 누렸다. 에이스를 위한 김성근 감독의 배려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타선 침체로 끌려온 삼성으로서는 SK의 철벽 마운드를 넘기가 여의치 않았다.
삼성은 선발 장원삼이 4회 한꺼번에 3실점하고 물러나 힘든 경기를 벌여야 했다. 이후 오승환(4회)-권오준(6회)-차우찬(6회)-정인욱(8회)-권혁(8회)-안지만(9회)을 줄줄이 투입하며 최대한 버텨봤으나 타선의 힘이 없어 경기를 뒤집을 수가 없었다.
조이뉴스24 대구=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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