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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녹슬지 않은 '왼발'로 수원을 웃게 하다


역시 중요할 때 한 건을 해냈다.

수원 삼성이 24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전반 26분 터진 염기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염기훈의 골은 팀에 큰 선물을 안겼다. FA컵 우승으로 이끈 동시에, 올 시즌 8강에서 멈췄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다시 받아 내년 재도전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염기훈은 트로피와 상금 5백만원을 받고 환호했다.

좌우 측면을 넓게 움직이며 골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염기훈은 동료를 이용한 패스 플레이에 집중하면서도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한순간의 기회를 노렸다.

부산의 플랫3가 뒤로 물러서서 미드필드와 간격이 벌어져 있던 전반 26분, 염기훈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골문 왼쪽 구석을 파고들며 이범영 골키퍼가 손을 쓸 수도 없게 만들었다.

염기훈은 롤러코스터같은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정적인 기회에서 왼발 슈팅을 해내지 못하며 큰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염기훈은 월드컵 이후 재개된 K리그에서 1골 9도움을 해내며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오로지 수원의 우승에 집중하겠다며 개인 욕심은 뒤로 밀어버렸다.

FA컵에서는 8강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4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친정을 상대로 한 골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윤성효 감독은 염기훈을 애지중지하며 팀 전술의 중심에 놓았다. 때문에 염기훈이 아니었다면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희망이나 FA컵 2연패의 꿈은 금세 사그라졌을 확률이 높았다.

이날 결승전을 보기 위해 기차, 버스 등으로 부산을 찾은 2천여 수원 원정 팬들은 염기훈의 황금발로 헛수고를 덜며 마음껏 환호할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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