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11월 1일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했던 20대 청년, 신승훈이 2010년 11월 1일로 가수 인생 20주년을 맞았다. 조용필을 꿈꾸던 그는 이제 자신을 꿈꾸는 많은 후배들이 생긴 가요계 고참 선배가 됐다.
수많은 동료 가수들이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지금, 신승훈은 자신의 음악인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줄곧 가요계 정상에 서있었던 지난 20년은 그에게 추억이 아닌, 현재진행형 음악을 위한 단단한 밑거름 일뿐이라고.
데뷔 20주년을 맞은 신승훈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신승훈 프렌즈 프로젝트'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0년의 소회를 밝혔다.
신승훈은 "격변하는 가요계에서 그래도 20년 동안 음악을 했다는 것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 '20년씩이나'가 아니라 '20년 밖에'라는 단어를 쓰고 싶고 내 음악은 아직도 'ing'다"고 밝혔다.
신승훈은 자신의 20년 음악 인생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가수 신승훈으로서는 성공적인 삶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지난 20년 동안 음악만 했고 지금까지 왔다. 잊혀질 만하면 나타나서 꾸준히 앨범 내는 신승훈이었다. 뒤돌아 봤을 때 남 부끄럽지 않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신승훈 음악은 늘 똑같다' '변화가 없다' '지금에 안주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자신의 색깔을 지켜온 이유도 밝혔다.
신승훈은 "가수라고 하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것은 자기 색깔 갖는 것이고 나는 그것을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하나의 붓만 들고 하나의 색깔 입히려고 달려왔다. 이제 제 색깔 보여드린 것 같아서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앞으로 20년 동안 할 일이 너무 많다. 선을 죽 그어서 획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점을 찍어서 선이 되고, 획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제 내 음악의 한 주기가 지났다. 남들은 20년 동안 여러 주기 겪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제서야 그 한 주기를 겪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데뷔 후 줄곧 음악만을 달려온 그는, 그래서 '신비주의'라는 말을 들을만큼 한발짝 떨어져있었다. 방송 활동도 멀리했고, 후배들에게 곡을 준 적도 없을 만큼 철저히 '가수 신승훈'으로만 살아왔다.
데뷔 20년을 맞은 신승훈은 이제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신승훈은 "지난 가수 생활을 돌아봤을 때 놓쳤던 게 많아 후회된다. 2000년 10주년 콘서트 관객들을 보고 이들에게 갚아야 된다는 생각에 방송 안하고 콘서트만 했다. TV에서 너무 멀어졌다. 제 노래를 '많이' 사랑해준 사람들만 찾아간 것 같다. 그것을 20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최근에 토크쇼도 2개나 출연했다"고 웃었다.
신승훈은 "앞으로 또다른 20주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11집에서는 지금까지 신승훈과는 다른 모습 보여줄 것이다. 지금까지 꼭 지켜왔던 20주년, 그리고 이제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20년 동안 해왔으니 또다른 20년 어떻게 사는지 지켜봐달라. 자만하지 않고 자부심으로 뻔뻔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가수 신승훈에 맞춰 엄격하게 살아왔던 지난 날과 달리 인간 신승훈에 대한 배려도 하겠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자신의 완벽주의와 관련 "메이크업을 평상시에도 한다거나, 집에 가면 호피무늬 가운을 입고 있다든지, 편의점 갈 때도 양복 입는다는 소문은 사실 밖에 나가는 것을 안 좋아하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신승훈은 "인간 신승훈의 점수는 30점도 줄 수 없다. 스스로를 다독거리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한다. 20년 됐고 한 길만 달려왔는데 이제 여러가지 길들을 택할 것 같다. 인간 신승훈에 대한 배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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