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3위,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올 시즌 두산은 우승이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전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지만, SK와 삼성의 벽에 가로막혀 결국 불완전연소한 채 2010시즌을 마감했다.
현재 두산은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선수단은 잠실에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오는 10일에는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내실있는 마무리훈련에 돌입한다.
프런트 역시 바쁘다. 특히 용병 영입 문제를 놓고 조금씩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켈빈 히메네스는 잡는다는 방침. 구단 사상 처음으로 도미니카공화국 출장단까지 꾸려 발품을 팔아 영입한 히메네스는 정규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김선우와 함께 두산의 '원투펀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5이닝 4실점), 4차전(계투등판 1.2이닝 5피안타 2실점)에서 다소 부진했던 것.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7이닝 무실점투로 선발승을 챙기며 진가를 드러내긴 했지만 마지막 5차전서 엄지손가락 굳은살이 벗겨져 3.1이닝 3실점으로 물러나는 안타까운 장면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내내 한국타자들을 요리한 싱커로 안정된 피칭을 보여줬기에 두산 측은 히메네스와는 무조건 재계약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레스 왈론드다. 정규시즌서 7승 9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한 좌완 왈론드는 수치상으로는 기대치에 못미친다. 시즌 초에는 퇴출 직전까지 몰렸었고, 사령탑이 준 마지막 기회서 호투해 살아남았지만 용병투수로는 분명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런 왈론드가 포스트시즌에서 맹투를 펼쳐 두산 측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시 계투요원으로 변신한 왈론드는 이용찬의 공백과 정재훈의 부진한 틈을 완벽히 메워냈다.
두산이 치른 포스트시즌 10경기서 왈론드는 무려 8경기나 등판해 평균자책점 1.80(15이닝 3자책 232구)을 기록했다. 사실상 일등계투진으로 힘든 순간에 거듭 호투를 펼쳐준 것이다.
이 탓에 두산은 왈론드와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연일 고심 중이다. 상대적으로 몸값이 비싼 용병 투수를 계투요원으로 기용할 수는 없고, 또 두산은 선발진도 부족하다.
두산 관계자는 "히메네스는 잡을 생각이지만, 왈론드는 검토 중"이라며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대로만 내년에도 던져주면 좋겠는데... 좌완 선발이라는 메리트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강한 선발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고민을 토로했다.
현재 김경문 감독도 프런트에게 왈론드의 필요성에 대해 확실히 언급하지 않은 상황. 구단 측도 11월말 보류선수 명단 제출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왈론드와의 재계약 여부를 좀더 심사숙고할 참이다.
과연 왈론드는 2011 시즌 계속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용병 투수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터라 두산은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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