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드디어 '결전의 땅' 광저우에 입성했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0일 광저우 바이윈 공항에 도착, 오후 1시경(현지시간) 선수촌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결전의 땅을 밟은 사령탑의 안색이 어두웠다. 금메달 사냥을 앞둔 자신감보다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낯익은 취재진을 만난 순간 환한 미소를 머금었지만, 조범현 감독은 잠시 뒤 고민거리를 토로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조 감독의 걱정거리는 이해할 수 없는 훈련 스케줄이다. 10일 정오경 도착해 출국수속을 밟은 대표팀은 1시가 넘어서야 선수촌으로 향할 수 있었다. 바이윈 공항과 선수촌이 위치한 판위 지구까지의 거리는 시속 100km로 달려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다. 그런데 이날 한국 대표팀에게 배정된 훈련 시간이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시간상으로 도저히 맞출 수 없다. 때문에 대표팀은 이날 사흘간의 적응기간 중 하루를 이동에만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조범현 감독은 "조직위에서 왜 이렇게 훈련 시간을 잡아놨는지 이해가 안간다. 지금 먼저 선수촌에 가서 상황을 보고 (오늘 훈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급히 훈련장소를 찾아보라고 했는데 장소가 없다고 하더라. 어찌 해야 할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 대표팀의 훈련스케줄은 이후에도 오전으로 짜여져 있다. 11일은 오전 10시 45분부터 12시 45분, 12일에는 오전 8시반부터 10시까지다. 당장 13일 대만전이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팀은 한 차례도 야간 경기 대비 훈련을 치르지 못하고 실전에 나서야 한다.
조 감독은 "부산(소집훈련)서 야간 (연습) 경기를 할 때 사실 선수들이 다칠까봐 2번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라이트 불빛에 대비해야 하는데, 여기서도 못하게 됐다. 훈련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지가 않아서 걱정이다"라고 말하며 인상을 구겼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이제 이틀 동안 모든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이틀 안에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김태균의 (적응) 문제, 투수들 문제 등 전반적으로 최종정리를 하겠다"고 덧붙이면서 밝지 못한 표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조이뉴스24 광저우=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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