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중국 광저우 톈허체육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혼합복식과 남자 단식 결승전이 열린 이날 체육관에는 5천여 관중이 몰렸다.
광저우는 특히 배드민턴의 열기가 중국 내 다른 도시보다 상당히 높다. 타 종목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경기장 근처에도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배드민턴 용품점이다. 동네마다 돈을 내고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연습장들이 있다.
열광적인 배드민턴 열기에 대해 광저우TV의 주위연 기자는 "매년 광저우에서 차이나 오픈이 열리는데 입장권이 매진되기 다반사다. 광저우에서 배드민턴은 축구, 탁구, 농구와 함께 4대 인기 종목이다. 그 중에서도 배드민턴이 으뜸이다"라고 전했다.
때문에 멋진 스매싱이나 네트를 두고 펼쳐지는 헤어핀 싸움을 보면서 관중들은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가 나올 때면 탄성이 체육관을 가득 메운다.
특히 한국의 간판스타 이용대(22, 삼성전기)가 등장할 경우 열기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 19일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패했을 때도 이용대를 향한 박수는 계속됐다. 그 전날 열린 8강전에서는 이용대가 땀을 닦고 관중석에 던진 수건을 놓고 소유권(?)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용대가 동료 선수를 응원하러 관중석에 나타나면 방송 중계 카메라 한 대는 전용으로 배치된다. 동료의 성공에 기뻐하거나 실패에 심각한 표정을 짓는 이용대의 일거수일투족이 중계 화면에 빼놓지 않고 나타난다.
이것도 모자라 배드민턴이 열리는 체육관 기자실이나 출입구 통로에는 이용대의 플레이가 담긴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다. 자국 선수들 사진보다도 더 높이 배치해 시선을 끌고 있다. 이용대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어디서 구했는지 대형 브로마이드를 들고와 응원하는 팬들도 있었다.
'양청(羊城) 이브닝뉴스'의 슈샹 기자는 "이용대는 중국 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외모다. 중국 남자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외모라 더욱 관심이 간다. 중국 여기자들 사이에서도 이용대의 인기는 대단하다"라고 전했다.
짧은 머리에 통통한 체격이 많은 현지 중국 남성들 사이에서 뽀얀 피부에 짙은 눈썹과 매력적인 윙크를 보여주는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이용대의 외모는 단연 돋보인다. 이용대 외에도 이준기 스타일의 여성적인 외모를 가진 한국 선수나 연예인의 인기가 상당하다.
외모 뿐 아니라 빼어난 실력까지 갖춘 이용대라 중국에서 인기는 매우 높다. 이효정-신백철 조의 혼합복식에 이용대가 응원 왔는지 확인까지 했다는 슈샹 기자는 "중국 관중들이 이용대를 응원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인 뒤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느냐"라고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로비(?)를 하기도 했다.
조이뉴스24 광저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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