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이 중요하잖아요. 볼을 챙길 때도 남보다 더 빨리 뛰어갔고 인사도 꼬박꼬박 잊지 않고 잘 하려고 신경 썼죠. 최대한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웃음)"
34일간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3일 귀국한 삼성 새내기 투수 임현준은 "훈련 외적인 부분이 더 힘들었다"고 첫 캠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지난 10월 31일 투수부터 오키나와로 이동, 강도 높은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고 신인으로는 윤영삼(2라운드, 우완)과 경성대 출신 임현준(4라운드, 좌완)이 합류해 전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돌아왔다.
"귀국하고 보니 좀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9일까지 휴가거든요. 이후 다시 한 달간 경산에서 지내는데 계속 존재감을 보여야겠죠. 지금 당장의 목표는 내년 1월 괌 전지훈련에 따라가는 겁니다."
대구고 시절엔 1루수로 활약했지만 제28회 대붕기 결승 당시 선수 부족으로 깜짝 선발출격, 6⅓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천안북일을 물리치고 모교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경성대에 진학, 윤영환 감독으로부터 체계적인 투수 수업을 받은 뒤 입학하자마자 당시 4학년이던 고창성(두산)과 함께 경성대의 간판 투수로 떠올랐다.
임현준은 그 해 67이닝을 던져 8승1패 평균방어율 1.61을 기록, 졸업을 앞둔 선배투수의 성적을 뛰어 넘었다. 특히 대통령기 결승에서는 강타자들이 즐비했던 단국대를 맞아 4피안타 볼넷 한개만을 내주고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완투승을 기록, 1학년으로선 드물게 대회 MVP를 받기도 했다.
비록 스피드는 130km대에 불과했지만 절묘한 컨트롤과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으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임현준은 대학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최고의 좌투수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학년 이후 피칭 밸런스가 무너지고 잔부상에 시달리며 예전의 날카로웠던 변화구와 체인지업을 잃고 말았다. 더 이상 최고의 좌완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4학년이 되면서 마지막이라는 비장감을 느꼈어요. 프로 지명을 받기 위해선 좀 더 과감한 승부와 내 볼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했죠. 그래서 체력 훈련을 통해 하체도 강화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인 것 같아요."
2010 시즌 총 6개의 전국대회에서 그는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고 그 속에서 두 번의 우승과 MVP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게임마다 안정된 제구력을 보이고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도 사사구를 최대한 줄이며 타자와 맞섰다.
올 시즌 임현준은 총 22경기에 출전 104와 ⅔이닝을 던져 방어율 2.58을 기록했고 8승 가운데 5승을 완투승(1완봉)으로 낚았다. 탈삼진이 68개인 반면 사사구는 32개(고의사구1개와 몸에 맞는 볼 5개)에 불과해 철저한 제구력이 뒷받침된 피칭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안타를 맞더라도 볼넷은 허용하지 말자가 제 모토에요.(웃음) 생각처럼 볼이 들어가지 않을 때도 있지만 최대한 걸어내보내진 말아야죠. 그게 길게 던질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야구를 시작하면서 늘 동경해 왔던 삼성 유니폼을 입고 대선배님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만으로 설레고 좋다'는 임현준은 자체 평가전에서 11이닝 동안 2자책점을 기록해 선동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감독님이 말도 걸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힘들어도 야구할 맛 났죠.(웃음)"
임현준은 투수들을 상대로 한 시간의 제한 시간을 주고 전력투구로 몇 개의 볼을 던지는 지 테스트에 참가했다며 부족한 자신의 문제를 체력이라고 손꼽았다.
"기존 선수들은 거의 250개씩 던졌는데 저는 200개였어요. 전력피칭으로 던지려니까 무척 힘들었어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체력을 키워야겠어요."
스스로의 피칭 모습을 비디오를 통해 보완할 과제들을 찾아냈다며 그는 한껏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기 사자 임현준이 과연 좌완 부재로 허덕이고 있는 삼성의 마운드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지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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