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급작스럽게 용퇴했다. 30일 삼성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 선동열 감독이 용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류중일 1군 작전코치를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제는 사퇴 시기다. 선동열 감독은 이전 임기 마지막해였던 2009시즌, 올스타전을 앞두고 구단과 5년간 재계약을 맺었다. 시즌 후 재계약을 위한 무리한 팀운용과 그 후유증을 염려한 김응용 당시 사장은 시즌 중반 일찌감치 재계약 의사를 타진했고, 선동열 감독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삼성은 안정된 구도로 2010시즌까지 운영돼왔다.
하지만 5년 계약의 첫 해를 보내고 아직까지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아있는 가운데 선동열 감독이 갑자기 용퇴해 구단운영위원 직을 맡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구단은 공식적으로 "2011년 출범 30년째를 맞아 구단의 모습을 일신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금년 12월 사장과 단장을 교체했으며, 이번에 감독까지 용퇴를 결정하면서 전면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고 선 감독의 용퇴가 구단쇄신 차원이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궁금증을 지울 수가 없다. 2010시즌 재계약 첫 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등 2009시즌 13년 만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아픔을 곧바로 설욕한 선 감독의 사령탑 자진하차는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4년이나 남아 있는데도 말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2월초 그룹인사를 통해 사장 및 단장이 모두 바뀌었다. 6년 동안 구단 사장직을 맡아왔던 김응용 전 사장은 전 삼성 SDS 대표이사 김인 사장으로 교체됐고, 11년 동안 단장직을 맡아온 김재하 단장도 송삼봉 부단장이 승진해 바뀌었다.
김인 사장은 베테랑급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고향은 경남 창녕이지만 대구고 출신으로 사실상 연고지역 인물이다.
모양새는 그룹 전체 임원 인사의 하나로 이뤄졌지만, 현실적으로 사장과 단장의 동시 교체는 구단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김응용-김재하 체제가 막을 내림으로써 선동열 감독은 허심탄회한 대화창구의 단절이 불가피했고, 이로 인해 삼성 구단의 분위기가 이전과 크게 바뀔 지도 모른다는 인사 당시 후문도 존재했다.
송삼봉 단장은 이날 전화통화를 통해 "(선 감독) 용퇴의 이유가 있기보다는 삼성이 새로 출발하는데 실질적으로 야구단 감독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그런 가운데 선 감독은 스스로 그만두고 구단의 운영위원으로 빠지면서 류중일 코치를 감독으로 추천했다"고 말을 아꼈다.
사장과 단장에 이어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용퇴까지. 그 결과 2011시즌 삼성은 토박이 출신 경영진과 사령탑으로 완전히 새로 탈바꿈하게 된 셈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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