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장삿속이 있어 그나마 영화로 밥을 먹지만 작가주의 감독들은 가난에 찌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준익 감독이 영화를 자신의 고향에 비유하며 시네마테크 전용관 유지와 건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준익 감독은 5일 서울 종로 낙원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개최한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는 나의 고향, 시네마테크를 통해 추억을 재현하고 젊은 관객들에게도 아름다운 영감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6회를 맞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오는 18일부터 2월 2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시네마테크전용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2차 후원광고 캠페인에 출연한 이준익 감독과 2008년에도 시네마테크의 친구로 참여한 김태용 감독, 올해 새로운 친구로 참여한 이해영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준익 감독은 "모든 사람과 동물에게는 문화적 고향이 있다"며 "자신의 영혼을 녹여낸 영화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시네마테크"라고 말했다.
이어서 "사람은 고향에서 태어나지만 모두 고향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친다"며 "저 역시 벗어나려 달려갔지만 문득 뒤에서 영화라는 영혼이 뒤통수를 간지럽힐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돌아갈 고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시네마테크는 우리가 가진 향수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음의 고향"이라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영화를 업으로 삼은 사람으로서 이 마음의 고향을 지켜내고 싶은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존속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네마테크에 대해 사랑 뿐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볼 많은 젊은 관객에게 좋은 고향의 향기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작가주의 성향을 가진 감독들이 가난에 찌들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떤 방식으로든 영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시네마테크 전용관은 문화에 소외된 작가주의 영화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 난 장삿속이 있고 약삭빨라서 영화로 밥을 먹고는 있지만, 그렇지 못한 많은 감독들이 있다. 모두가 상업영화에 열광할 때 다른 것을 찾는 이들을 위한 피난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준익 감독은 50% 삭감된 시네마테크 예산 보충 및 건립 기금 모음을 위해 후원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2년 시네마테크전용관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제6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영화의 즐거움을 나누다'를 콘셉트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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