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싸인'의 시청자 이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방송된 '싸인'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14.8%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12일 방송분이 기록한 16.2%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
'싸인'이나 경쟁작인 MBS '마이 프린세스'는 각각 다른 관점에서 너무나도 뻔한 전형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싸인'은 미국드라마 'CSI'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수사물이고, '마이 프린세스'는 평범한 억척녀가 알고보니 대한민국의 공주라는 결말까지도 훤히 내다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물이다. 그럼에도 승승장구하며 시청률 20%를 넘긴 '마이 프린세스'와 달리 '싸인'은 시청률 하락세가 지속될까.
물론 시청률이 드라마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는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세는 '싸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싸인'에서 '마이 프린세스'로 채널을 옮겨가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싸인'은 극 중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시청자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싸인'은 권력이 빚어낸 거대한 음모라는 큰 줄기와 아이돌 피살 사건, 연쇄 살인 사건과 더불어 숨겨진 20년 전의 사건 등 가지가 얽히고 설켜 극을 이루는 방식이다.
그러나 줄기와 가지의 촘촘하지 못한 구성은 오히려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를 더욱 늘어지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또한 '싸인'은 메디컬 수사물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부딪히고 있다. 수사물의 특성상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리모콘이 진지한 메디컬 수사물보다는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수사물은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이어지지 못할 경우 시청자 유입보다는 시청자의 이탈 현상이 훨씬 더 쉽기도 하다.
특히 '시크릿가든'으로 불어닥친 로맨틱 코미디 열풍은 '마이 프린세스'의 돛에 순풍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게다가 연기력이 우려됐던 김태희-송승헌 커플이 물 만난 고기처럼 망가지는 연기까지 불사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마스카라가 번져 팬더가 될 때까지 울고,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설사 때문에 화장실 앞에서 동동거리는 김태희의 깨방정 연기는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며 20% 시청률 고지를 선점했다.
'싸인'도 역전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시청률 보증수표' 박신양-전광렬의 팽팽한 카리스마 연기 대결과 연쇄 살인 사건 등 흥미진진한 소재는 아직 무한히 남아 있다. 관건은 '싸인'이 이 좋은 배우들과 소재로 얼마나 짜임새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내느냐다.
'싸인'은 이제 시청자를 사수해야 한다. '싸인' 속 박신양의 대사처럼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 샐 틈 없는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캐릭터 구성이 필수적이다.
'싸인'이 수목극 1위 왕좌를 재탈환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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