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인도전에 대한 계획을 늘어놓던 조광래 감독이 유병수(23, 인천 유나이티드)의 "진짜 할 맛 안 난다"는 발언을 전해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광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인도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18일 인도와의 3차전은 다득점 승리가 중요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나 유병수의 문제의 발언을 전해들은 조 감독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병수는 지난 14일 호주와 2차전에서 후반 21분 지동원(전남 드래곤즈)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제대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21분 만에 윤빛가람(경남FC)과 다시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유병수는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고 훈련도 조용히 소화했다. 그러나 유병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진짜 할 맛 안 난다. 90분도 아니고 20분 만에 내가 가지고 이룬 모든 것이 다 날아가 버렸네"라는 글을 남겼다.
통상적으로 개인 홈페이지는 사적인 공간이라지만 대표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에 우승을 목표로 나선 상황이라 유병수의 글은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축구팬도 그의 글을 보며 비판에 가세했다.
공식 기자회견 후 이야기를 전해들은 조 감독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정말 그랬느냐"라며 취재진에게 몇 차례나 되물은 뒤 "장점을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날(호주전) 경기는 박지성이나 이청용 모두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뛰었다. 20분이라도 뛰면서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의식이 있다면 빨리 바꿔야 할 것이다"라고 충고한 뒤 "젊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축구는) 기분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열심히 하겠다는 소리로 알아듣겠다"라고 일단 사태를 진화시키고자 했다.
우병수는 지난해 22골로 K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여기저기서 유병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고, 결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 들어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는 벤치에 머물렀고 2차전에서야 교체 출장 기회를 얻었지만 기량 발휘도 못하고 다시 교체 아웃되는 쓴맛을 봤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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