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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어메이징 카타르]'오닐머니'의 여유로움 언제까지?


2011 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는 카타르는 2022 월드컵까지 유치해 나라를 제대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에 대해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1인당 국민소득입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으로 2009년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무려 6만8천달러(한화 약 7천6백만원)이나 된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시안컵 취재를 위해 도하에 도착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도하 국제공항 확장 공사였습니다. 2012년 완전 개항을 목표로 여객 터미널 증축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인천 국제공항의 세 배 규모가 된다고 합니다.

카타르의 목표는 중동의 허브공항 역할을 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따라잡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침 두바이가 지난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휘청거린 것이 도하에는 큰 기회라고 합니다.

국적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은 에미레이츠항공에 맞먹을 정도로 자금을 투자에 항공기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럽 노선 뚫기에도 집중해 국제선 환승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에미레이츠가 외면하고 있는 동유럽을 집중공략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배경에는 역시 '오일 머니'의 힘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일 머니'를 이끄는 이들은 카타르의 부유층들이라고 합니다.

부유층들의 생활은 자유 그 자체입니다. 현지 교민에 따르면 카타르 대부분의 기업은 오전 7시에 회사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을 한다고 합니다.

중동의 살인적인 더위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부유층들 대부분이 카타르 국영의 석유, 가스회사에서 일을 하는 만큼 이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곧 법이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때문에 출근길 도로 정체도 오전 6시부터 이뤄집니다.

당연히 모든 연령대 학생들의 등교 시간도 오전 7시까지라 아침을 거르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학교에서 오전 9시께 30분 정도 아침식사 할 시간이 따로 배정되어 다행스럽다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입니다.

오일머니의 여유로움은 도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카타르는 영국식 교통 문화의 영향을 받아 원형교차로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신호등이 많지 않아 차량들이 뒤엉키기가 다반사입니다.

카타르 정부에서도 이 점을 알고 5년 전부터 도로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딱히 크게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이 없어 지지부진하다고 하네요. 현재까지 전체 교차로의 15% 정도만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카타르 공항에서 가까운 간선도로 1차선에 큰 구멍이 패였다고 합니다. 자칫하면 차량 전복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였는데도 6개월이 지나서야 보수가 됐다고 합니다. 먹고사는 데 지장 없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 시민들이 "피해가면 된다"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아 벌어진 일입니다.

한국 같았으면 몇 일 내지 몇 개월이면 완료됐을 사업들이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이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가뜩이나 2022 월드컵 유치로 해야 할 일이 많을텐데, '오일 머니'의 여유로움이 계속 통할지 궁금해집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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