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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한파'도 '설 연휴'도 스포츠 열기는 못말려!


언제부턴가 스포츠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TV만 켜면 케이블 스포츠채널에는 각종 스포츠가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가 지구촌 곳곳에서 펼쳐져 이제 스포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팬들이라면 TV 중계가 없으면 허전한 생활이 되어버렸습니다. 선수들의 땀으로 얼룩진 얼굴, 감동이 담긴 멋진 승부가 친척이나 친구의 모습보다 더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지는 건 알게 모르게 우리가 스포츠 또는 선수들에게 중독되어버린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쉽니다. 토요 휴무도 정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스포츠는 쉬는 날이 없습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강추위의 기세가 전혀 꺾이지 않았던 지난 주말, 스포츠계는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51년만의 정상 도전에 실패해 우리와 왠지 인연이 닿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을 남겼던 아시안컵. 토요일 새벽 열린 한국-우즈베키스탄의 3~4위전을 끝으로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일본과 호주의 결승전 결과가 궁금증을 자아내며 상당수 축구팬들을 일요일 새벽까지 잠 못 들게 했습니다. 일본이 연장승부 끝에 우승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잠을 청한 팬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더욱이 재일동포 4세 이충성이 결승골을 넣어 일본의 우승을 이끈 것이 묘한 기분을 자아냈습니다. 일요일 아침엔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한 이은별이 쇼트트랙 500m 동메달을 따냈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동계아시안게임도 개막해 태극전사들이 금빛 레이스에 나서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것도 스포츠 팬들은 다들 알고 계시겠죠?

얼마 전 프랑스리그에 진출한 정조국(AJ오세르)이 잠깐이나마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단신도 전해졌습니다. 올해부터 한국 무대에 진출하는 두산 베어스의 메이저리그급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0)의 사진과 소개 기사가 야구 면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테니스 팬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인 킴 클리스터스(세계랭킹3위. 벨기에)는 아시아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결승무대를 밟은 중국의 리나(11위)를 꺾은 뒤 우승 소감에서 뜬금없이 치과의사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해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습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당당하고도 거침없이 솔직한 발언을 해 중국선수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리나에 대한 기사도 넘쳐났습니다. 일요일 밤에는 조코비치의 남자단식 우승 소식도 보태졌구요.

일요일 오전부터 잠실체육관은 여성 농구팬들로 북적였습니다. 전날 루키챌린지들이 출전한 경기에 이어 팬투표로 선정된 진짜 올스타들이 출동하는 2010-11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승패를 떠나 화려한 개인기와 팬 서비스로 가득찼던 올스타전에 농구팬들은 환호했습니다. 선수들은 이 날 하루만이 아닌 평소 리그 때도 똑같이 팬들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겠죠.

같은 시각 용인체육관에서는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전도 개최되었습니다. 남녀 농구의 사이가 좋아 같은 날 올스타전을 개최한 것이 아니라 일정을 잡다보니 우연히 한 날 한 시로 정해진 것입니다. 리그 일정상 변경이 불가능해 양측 모두 난처한 입장이었지만 무사히 행사가 마무리돼 다행이었습니다.

서울 올림픽공원 제1 체육관에서는 총 상금 120만달러(한화 약 14억원)라는 거금이 걸린 '2011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대회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남녀 단-복식과 혼합복식등 총 5개 종목의 최종우승자를 가렸습니다.

한국 팀 가운데 유일하게 결승에 오른 남자복식 정재성-이용대 조는 카르스텐 모겐센-마티아스 보에(덴마크) 조를 상대로 2-0(21-6 21-13) 승리를 거두고 대회 2연패를 달성, 1억원이 넘는 상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세계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프리미어급 대회였지만 개최 초반엔 관중이 없어 주최 측의 실망감이 컸지만 주말엔 다행히 많은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경기장을 찾아 어느 정도 체면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각 일본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는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올 시즌부터 함께 뛰게 된 박찬호와 이승엽이 공동입단식을 치렀습니다. 새롭게 일본에서 야구인생을 설계하는 박찬호는 1년간 연봉 120만달러와 인센티브 100만달러를 받고 자신의 고유 백넘버 61번과 선발보직을 보장받았습니다. 1억5천만엔에 계약한 이승엽은 30개 이상의 홈런과 타점 100개 이상을 쏘아올리겠다며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국내 방송국은 오릭스 홈경기 중계협상을 마치고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후 5시 인천공항 입국장 C게이트. 당초 예정 시각보다 30여분 일찍 도착한 도하발 비행기였지만 게이트에 모습을 보여야 할 주인공들은 짐을 찾느라 거의 한 시간째 모습을 보이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던 환영객들의 애간장을 녹였습니다.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축구대표팀의 귀국현장이었습니다. 51년만에 '왕의 귀환'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3위의 성적을 들고 돌아왔지만 이들을 맞이하는 수많은 환영인파는 뜻밖이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선수들을 마중나와 공항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대부분은 여학생팬이었습니다.

팬들의 손에는 선물꾸러미와 카메라는 필수, 거기에 응원메시지가 적힌 피켓은 선택사항이었습니다. 마치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 현장을 보는 듯 했습니다. 괴성을 지르며 무섭게 선수들의 동선을 쫓는 모습에선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3위라는, 기대에 못미친 성적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입국장을 나서는 선수들도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취재나온 기자들도 예상치 못한 인파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아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크지 않은 나라 코리아, 그러나 스포츠에서만큼은 그 어떤 강대국도 우리를 얕보지 못합니다. 선수들의 노력과 의지, 그리고 뛰어난 재능이 오늘날 한국을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진 우리 국민들의 스포츠를 사랑하는 열정과 기(氣)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스포츠를 통해 울고 웃고 환호하고 심각해지는 분들이 참 많다는 사실에 스포츠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는 놀라고 또 놀랄 따름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제7회 동계아시안게임이 개막했습니다. 스포츠 팬 여러분, 이제 다시 달릴 준비는 되셨나요?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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