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29, 지바 롯데)이 올 시즌엔 홈런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9일 김태균의 특타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홈런보다는 타격 밸런스에 초점을 둔 스윙을 했다고 보도했다.
팀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오키나와 이시가키지마에서 8일 특타를 자청한 김태균은 총 91번의 프리 배팅을 실시했는데, 담장을 넘긴 타구는 4개 뿐이었다. 보통 프리배팅 때 거포 타자들이 타격 파워를 과시하듯 홈런 타구를 펑펑 날려대는 것과 비교하면 많지 않은 홈런수였다.
이에 대해 김태균은 "특타는 (타격)밸런스을 확인하기 위해서 한 것이다.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바롯데에 입단한) 지난해에는 팬들이 홈런을 더 많이 치기를 바라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에 컨디션이 무너졌다. 때문에 올해는 가능한 한 홈런을 의식하지 않는 타격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첫해였던 지난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팀의 붙박이 4번타자로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하지만 여름철 체력 저하로 슬럼프에 빠져들었고, 하위 타순으로 밀려난 가운데 시즌을 마쳤다. 좋았던 홈런 페이스도 하향 곡선을 그려 결국 2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김태균이 홈런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외부 요인은 분명 있었다. 한국대표팀 4번타자 출신인 용병 타자로서 팀에서는 장거리포에 대한 당연한 기대가 있었고, 또 김태균 영입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구단에서는 '김치-태균 버거'를 출시하면서 홈런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한 개 400엔 하는 이 햄버거를 김태균이 홈경기서 홈런을 칠 경우 52엔(김태균의 등번호가 52)에 깜짝 할인판매해 팬들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당연히 김태균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런을 머릿속에 둬야 했고, 알게모르게 스윙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이는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산케이스포츠'는 김태균의 이런 마음가짐이 홈런수 감소로 이어져 구단이나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김태균이 시즌 동안 꾸준히 타격 밸런스만 유지한다면 홈런은 훨씬 더 많이 터뜨릴 수 있다. 타격의 정확성만 뒷받침된다면 타고난 파워는 이미 검증돼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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