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엔씨소프트를 제 9구단 우선협상 기업으로 정하고, 통합 창원시를 연고지로 선정했다. 구단주 총회 의결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프로야구계의 숙원이던 제 9구단 창단은 확정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야구판에 발을 들여 놓은 엔씨소프트는 선수 수급문제와 프론트 구성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KBO는 2011시즌 프로야구 개막 전까지 제 9구단 창단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무리 창단 작업을 서둘러 진행한다 하더라도 2011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당장 올 시즌 2군 리그 참가는 불가능하고 빨라야 2013년은 돼야 1군 경기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대 단장 혹은 초유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감독 선임과 같은 인사건의 경우 구단의 기본 원칙과 의지에 따라 정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핵심적인 선수 수급문제는 전적으로 기존 구단의 결정에 달려있다.
KBO는 다음 달 8일 8개 구단 단장들이 참석하는 실행위원회에서 선수 수급 원칙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나 이 자리에서는 지금까지 창단과 관련된 두번의 이사회와는 사뭇 다른 현실적인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상적으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려면 최소 50명 이상의 선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각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건네받는 방법 이외에도 우선 지명권을 부여해 젊은 유망주를 대거 신생팀에게 할당하고 외국인선수 출전 인원수를 늘려주는 것이 기존 팀과의 전력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야구 규약에 따르면, 신생 구단에는 2년간 신인선수 2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각 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을 지원, 2년간 외국인 선수를 3명 등록해 2명 출전, 2년간 1군 엔트리 등록 인원 1명 더 증원 등의 혜택을 주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선수단을 꾸릴 수 없어 KBO는 각 구단마다 2명 그리고 시즌 종료 후 4강 진출을 이룬 팀의 경우는 한 명을 더 신생팀에 보내주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실행되기까지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지만 적정 수준의 보상금만 정해지면 의외로 쉽게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도 높다.
더 큰 문제는 신인지명에 관한 견해차다. KBO는 우선지명권 2장 이외에도 2차 지명권 10장을 신생팀에게 주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아마추어 최고의 선수 2명을 내주고 난 뒤 8개 팀이 전년도 순위에 따라 1차 지명권을 행사하고 다시 2라운드에서 10명을 신생구단이 뽑게 하자는 것이 KBO의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엔씨소프트로서는 최고의 투수 2명을 호명할 수 있고 8명이 빠져 나간 뒤에도 꽤 짭짤한 대어급 야수와 투수도 챙길 수 있다. 관건은 과연 기존 구단이 2년 연속 이런 혜택을 쉽게 신생팀에게 내주는데 동의할 지의 여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대상자인 고졸 또는 대졸 예정 선수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맞은 셈이다. 일단 두 시즌 연속 12명의 인원이 지명을 더 받게 됐고 9개 팀으로 늘면서 앞으로 최소 10명의 선수가 더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그 중에서도 대학 졸업 예정자의 상종가가 점쳐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로서는 대부분이 육성군으로 분류되는 고졸 보다는 즉시전략감으로 꼽히는 대졸 신인 쪽으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학에서 국가대표까지 지낸 야수의 경우 프로 1.5군과 2군 사이의 선수들과 큰 격차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량에서 앞선 경우가 많다. 이는 아마추어와 프로들이 함께 나서는 월드컵이나 대륙간컵 등 국제대회는 물론 대학과 프로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현금을 주고 기존 구단으로부터 주전을 확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구단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선수보다는 새 얼굴을 앞세워 간판스타로 키워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엔씨소프트가 온라인 게임업체라는 점에서 생기 넘치는 젊은 선수를 전략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기업 이미지와도 통한다.
엔씨소프트는 창원, 마산, 진해를 비롯한 지역 연고에 해당하는 경남 일대 신인 유망주를 집중 주목할 것이고 굳이 연고가 아니더라도 신생팀의 '마스코트'로 내세울 만한 신선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보유한 유망주를 영입하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다. 과연 엔씨소프트의 선택을 받을 대졸 선수명단은 어떻게 꾸려질까?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