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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미팅]'꽃포' 김재환, 파란만장했던 떠돌이 야구생활


2010 시즌 두산의 주전 포수는 양의지였다. 경찰청서 군복무 후 복귀한 양의지는 화끈한 방망이로 베테랑 최승환과 용덕한을 제치며 팀 주전포수는 물론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역시 두산은 새로운 재목이 가세해 포수 부문에서 더욱 주전 경쟁을 달구고 있다. 바로 지난해 10월 상무 전역 후 복귀한 김재환(23)이다.

김재환은 속초 영랑초-상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1순위(전체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우투좌타 포수다. 하지만 입단 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2008 시즌 기록한 14경기 21타수 3안타, 타율 1할4푼3리가 프로 1군 성적의 전부.

김재환은 상무 입대 후 두각을 드러냈다. 2010 시즌 북부리그서 21홈런 101타점 타율 3할1푼6리를 기록하며 최다타점상까지 수상했다. 타격 파워만큼은 검증받은 셈. 때문에 김경문 감독도 김재환을 두고 '제2의 양의지'를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김재환은 강원도 토박이다. 인천고를 나왔지만, 이는 야구를 위해 선택한 결단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위해 고향을 떠나 떠돌이 생활까지 무릅쓴 김재환의 야구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실제로 그는 "알면 놀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의 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진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김재환을 만났다. 19일은 두산 선수단의 휴식일. 김재환은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은 '군대물'이 덜 빠진 듯 군대얘기에 열을 올리던 김재환은 연신 "요즘은 행복하다"고 웃었다.

[다음은 김재환과의 일문일답]

-어린 시절 야구부 생활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힘들었는지 얘기를 해달라.

"힘들게 야구를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부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했다. 물론 부모님 반대도 있었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아버지가 군인이신데 야구부 들어간 지 한 달만에 다른 지역(강릉)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 때 난 무조건 야구를 하고 싶다고 우겨서 1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에 있는 시골 이모집에서 1년을 살았다. 이후에는 외숙모집에서도 신세를 졌다."

-그 정도인가?

"그 뿐이 아니다. 이후 그런 생활이 계속됐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당시 너무 힘들어 야구를 관두고 집(강릉)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지역 중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서 고민 끝에 입학해 야구를 했다. 그 때 혼자 2년을 살았는데, 밥을 하다가 밥솥이 터져서 눈썹과 머리가 탄 적도 있다."

-이후에는?

"고교 때는 인천으로 갔다. 중3 말에서 고1 때(인천고)까지 또 혼자 살았다. 기숙사가 있었는데 주말에는 있을 수 없어 계속 친구 신세를 졌다. 나중에 가족이 모두 인천으로 이사를 왔고, 그 때서야 부모님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SK에 지명을 받을 줄 알고 인천에 집을 샀는데 이번에는 두산에 지명을 받았다. 이러다가 또 트레이드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웃음)"

-고생 참 많이 했다. 학창시절을 떠돌기만 한 것 같다.

"정말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다.(웃음)"

-포수라는 포지션은 어떻게 선택했는지?

"초등학교 때는 (모든 포지션을) 다 했다. 중학교 입학해서 포수를 했다. 나중에 보니 아버지가 투수를 시키면 학교를 안보낸다고 하셨다고 들었다. 투수를 하면 다칠까봐 그러신 것 같다. 물론 포수도 나쁘지 않았다."

-주위에서 '힘이 장사'라고 한다.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난 스윙을 할 때 빠르게, 세게 치려고 행상 생각한다. 그렇게 휘두르는데 그게 맞으니 멀리 날아갔다. 평범한 것 같다."

-방망이도 중요하지만 역시 포수는 수비력이 우선이다.

"잘 알고 있다. 아직 송구 등에서는 멀었다. (양)의지 형 하는 걸 많이 지켜봤는데 역시 신인왕은 다르기는 다르더라. 미약한 2루 송구 등 나와는 차이가 많다."

-그래서 수비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고 들었다.

"마무리캠프 때 강인권 코치님과 송구훈련을 지독스럽게 했다. 미칠 뻔했다. 점심 먹고 매일 포수훈련만 했다. 그 때가 갓 제대했을 때인데 적응이 안됐다. 돌아오면 힘들어서 방에만 멍하니 있었다. 전지훈련 때도 다르지 않다."

-올 시즌 목표는 정해졌는지?

"정했다. 나로서는 무조건 1군에서 버티는 것이다. 공격면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는 생각하지 않았다. 1군에 있어야 한다."

-전지훈련 소감은?

"처음에는 길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짧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길기는 길다. 하지만 군대서 전역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빨리 간다.(웃음)"

-팀내 1군 포수 경쟁이 또 다시 4대1이 됐다. 치열하다. 각오는 돼 있는지?

"난 자신있다. 사실 나이로 보면 다른 포수들보다 내가 기회를 가장 적게 받을 것 같은데, 그 기회를 꼭 잡겠다."

조이뉴스24 미야자키(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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