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이 확정된 한국 야구계는 프로와 아마 모두 분주하기만 합니다. 2013년 1군 리그 정식합류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대 숙제는 선수수급 문제일 것입니다.
팀이 늘어남으로써 기대감이 커진 건 프로행을 꿈꾸는 고교 및 대학 선수들입니다. 신생팀 창단은 이들에게 한 발 더 뛰고, 한 번 더 휘두르고, 힘을 내 한 번 더 던질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4년 전 고교 졸업 당시 프로 입단 실패를 경험했던 대학 졸업예정 선수들로선 한결 낮아진 문턱이 더없이 반가울 것입니다. 최근 들어 프로 각 구단의 대졸신인 선호 분위기가 뚜렷해진 가운데 올해 드래프트에서도 대졸선수 지명률이 높을 것이라는 반가운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대졸 예정자를 포지션별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9구단 창단 분위기에 맞춰 지명 예상 선수들도 넉넉하게 선정해 보았습니다. 투수(우완-좌완-사이드암)-포수-내야수-외야수 순으로 소개할 예정이며 선수별 순서는 무작위임을 밝힙니다. 여기에 언급하는 선수들이 모두 프로행이 가능해진다면 그 수는 아마 역대 최대의 대졸신인 프로입단이 될 것입니다. 모쪼록 그런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 투수 】작년에 비해 대졸예정 투수들의 기량은 상대적으로 질적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지난해부터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선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옥석을 가리기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속에서 꾸준한 성적과 기량 향상을 보이며 프로진출 가능성이 높은 우완 5명, 좌완 5명, 사이드암 5명 등 총 15명을 압축해 보았습니다. 물론 16일부터 시작되는 2011 회장기 춘계리그 대회에서 의외의 활약을 펼쳐 깜짝 후보로 튀어나올 선수들도 분명 있겠지만, 일단 작년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추려볼까 합니다.
▶우완투수◀
▲윤명준 [광주동성고-고려대. 176cm 77kg]
"작년 좋은 성적이 내겐 본의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 정도는 또 해줘야 당연하다는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다. 올해는 개인성적보다는 팀 우승을 먼저 생각하겠다."
동성고 시절 이미 윤명준은 모교 선배 한기주-양현종의 뒤를 이어 상위 순번으로 프로에 직행할 것이 확실시 되는 유망주로 통했다. 고교에 입학하면서 김태원 코치의 지도하에 제대로 투수 수업을 받아 140km 안팎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17년 만에 모교를 대통령배 정상에 올려놓았다. 2학년 때는 대통령기와 봉황기 결승 진출을 1년 선배 양현종과 합작해내며 동성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정작 3학년이던 2007년엔 황금사자기 4강의 성적에 그쳤고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윤명준이 프로무대 진출에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왜소한 체격 때문이었다.
"당시엔 지명받지 못한 것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죠. 하지만 돌아보면 대학을 온 것이 훨씬 저로선 잘 된 것 같아요. 구속도 3~4km 늘었고, 프로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태극마크도 달고 말이죠."
윤명준은 지난해 연거푸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7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대학야구대회와 성균관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출전한 제5회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 대표로 참가했다.
"볼에 대한 자신감도 느꼈고 야구의 스타일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도 깨달았죠. 잘하는 형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다들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웃음)"
그가 말하는 형들이란 올해 프로 유니폼을 입은 김명성(롯데. 우완)과 윤지웅(넥센. 좌완)이다.
"작년 성적만 믿고 1라운드 지명을 기대하진 않아요. 고등학교 애들과 연습경기를 치러보면 잘 던지는 애들 진짜 많던데요. 전 2라운드면 만족해요."
신체적인 불리함을 더 돋보이는 능력으로 극복하지 못한 채 고배를 들었던 과거를 잊지 않고 있기에 허황된 기대보다는 적정한 수준에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의 지명을 받아 뛰고 싶을 뿐이라는 소박한 꿈을 전했다.
"아직 뚜껑을 열지 않은 상태라 뭐라 단정을 짓지 못하겠지만 춘계리그를 마치면 거의 상황이 정해지지 않겠어요?"
윤명준은 야구선수치곤 손이 무척 작다. 발 사이즈도 265mm에 불과하다. 평범한 일반인보다도 작은 손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고 완급조절을 해가며 140km대 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것을 보면 '조금만 더 키가 컸더라면, 조금만 더 손이 컸다면'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다. 진정 하늘은 세상 모든 걸 다 가지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 키로도 충분히 빠른 볼 던지잖아요. 이젠 신체조건에 크게 실망하거나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요. 2학년 때 우승 이후 우승을 못했거던요. 졸업을 하는 만큼 마지막으로 팀 우승을 하고 싶어요. 또 기회가 닿는다면 아마 시절 마지막으로 태극마크 한 번 더 달고 싶어요."
윤명준과 함께 대학 최고의 사이드암 임치영이 버티고 있는 고려대는 올 시즌 우승후보 0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대학대표 선발 시 우완투수론 윤명준이 우선 순위이기에 그의 시즌 목표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완투수 (2)편에서 계속…>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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