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빅뱅이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일본 활동과 솔로 활동을 쉼없이 해왔지만 다섯명의 온전한 빅뱅은 무려 2년 3개월 만이다.
빅뱅으로 데뷔한 이후 가장 길었던 공백.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이번 앨범에 거는 팬들의 기대는 유독 컸다. 빅뱅의 컴백 직전 활동을 펼친 지디앤탑, 승리, 태양 등의 음악은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리고 돌아온 빅뱅은 '빅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투나잇'으로 각종 온라인 음악 차트를 올킬하고, 음악프로그램 1위를 석권했다. 불황인 가요계에서도 앨범 판매량은 10만장을 넘어섰으며, 미국 활동 없이도 빌보드차트에 진입했다.
지난 3일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빅뱅은 2년 3개월의 공백과 음악 작업 과정, 빅뱅의 음악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팬들에게도 그렇지만 빅뱅에게도 2년 3개월의 시간은 긴 시간이었다. 빅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간"이라고 말했다.
"팬덤 안에서 불화설이 나돌기도 하고, 여러모로 구설수에 올랐던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2년 3개월 동안 안 나오다보니 오해가 커졌던 것 같아요. 준비하는 저희들로서는 조금 더 응원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말이 들려오면 힘들기도 했죠. 빨리 만나러 가고 싶어서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서운함도 있었죠."(지드래곤)
흔히 그룹은 4, 5년차가 되면 음악적 견해가 달라지고 멤버들 사이에 틈이 갈라지기도 한다. 빅뱅 역시 그런 성장통을 겪고 더 단단해졌다.
"1년 전부터 성장통을 겪었다고 할까요. 멤버들이 주기적으로 만나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대화를 했을 때는 서로가 굉장히 성숙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본에서 빅뱅이라는 팀을 했지만 각자 개인 생활한 게 2년 3개월이었어요. 그 안에서 겪는 스트레스라든지 대중에게 만들어지는 이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앞으로 보여드릴 게 더 많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은 아이돌이라는 이미지 안에서 아티스트들이 갇혀있기에는 가장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갇히지 않고 더 많은 것을 보여주자고 생각했죠."(탑)
앨범을 내기까지 음악적으로 많이 고민했고 또 많은 실험을 했다. 솔로 활동으로 대중에게 인식된 멤버 각각의 개성이 빅뱅이라는 이름 아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빅뱅 멤버들의 대답은 간결했고 확실했다.
"빅뱅이 각자 활동을 하면서 색깔이 뚜렷해지다보니 하나의 색깔로 융합 안될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이제는 대중이 백뱅에게 원하는 것이 하나의 개성들이 뭉쳤을 때의 에너지를 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빅뱅 아니면 그런 색깔을 낼 수 있는 그룹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죠."(탑)
"솔로 활동으로 개개인의 입지가 굳혀져 있어요. 빅뱅으로 안 보이고 개개인으로 보이면 어쩌나 걱정했죠. 컴백을 하고 다섯명이 무대를 서보니 섞일 수 있는 분위기가 나와서 좋았고 또 그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신인 때보다 더 열심히 했죠."(승리)
"한 그룹을 프로듀싱 하는 것보다 개개인을 프로듀싱하는 것 같아서 좀 더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솔직히 힘들지는 않았어요. 각자 목소리의 느낌도 다르기 때문에 흐름상에 문제가 있는 그룹이 아니잖아요. 앨범 작업이 즐겁고 재미있었죠."
그렇게 내놓은 4집 미니앨범의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빅뱅의 색깔은 존재하지만 빅뱅 음악의 틀을 깬 앨범이기도 하다.
타이틀곡 '투나잇'은 외로운 밤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담아낸 곡으로, 빅뱅 특유의 일렉트로니카적인 스타일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더해 댄스음악이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전한다.
빅뱅은 "'투나잇'은 지금까지의 음악 중 가장 빅뱅스러운 곡 중 하나"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빅뱅의 과거 곡들의 후렴구는 항상 터지고 고조되는 분위기가 있었죠. 그것이 흐름을 중시하는 제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깨고 싶고 뻔하게 가고 싶지 않았어요. '투나잇'은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고, '빅뱅스러운 노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빅뱅 스타일요? 빠른 비트의 음악이면서도 멜랑콜리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요즘 시대에는 그 감성이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가장 신날 때 들을 수도 있고 울적한 날에 들을 수도 있는, 여러가지 감성이 들어있어 오래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 7년차를 맞은 빅뱅의 음악은 아직 '미완성'이다. 빅뱅 역시 지금의 인기에 만족하고 싶지 않다. 아직 하고 싶은 음악과 보여줄 스토리가 많이 남아있다.
"이번 앨범은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가고 있는 과정을 드러낸 앨범이에요. 이제는 빅뱅을 아이돌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 같고, 사람들도 우리를 아이돌이라고 하기엔 우리 성향이...(웃음). 그렇다고 아티스트라고 하기에는 애매모호하고... 이번 앨범은 그 과도기에 있는 중요한 앨범이고 그래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게 빅뱅 아닐까요."
2년 3개월 만에 돌아온 빅뱅은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듯 올해는 미니앨범 활동을 시작으로, 올 여름께 정규앨범을 내고 빅뱅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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