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우리 개막전 선발은 차우찬입니다."
지난 29일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KIA(광주구장)와의 공식 개막전(4월 2일) 선발을 공개했다. 더 이상 숨길 것도 없고, 이미 정해놓은 만큼 공개를 미뤄봐야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취재진의 개막 선발 발표 요청에 류 감독은 팀의 좌완에이스로 인정한 차우찬 카드를 당당히 내밀었다.
차우찬의 개막전 선발은 그의 성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의 에이스임을 인정받은 동시에 류중일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차우찬은 2006 시즌 삼성 입단 후 속칭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받았지만, 매번 고개를 떨궜다. 위기 상황에서 제구가 안돼 볼넷을 남발하며 수시로 주저앉았고, 때문에 '새가슴'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안아야 했다.
하지만 입단 5년차였던 2010 시즌 차우찬은 단숨에 도약했다. 37경기(126.1이닝) 등판해 10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한 차우찬은 장원삼(13승)에 이어 팀내 다승 2위에 올랐고, 시즌 최종전서 10승째를 채우며 승률왕에 올라 생애 첫 타이틀도 획득했다.
기량이 만개한 그는 선동열 전 감독에서 류중일 신임 감독 체제로 바뀌어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스프링캠프서 자신감 있는 공을 뿌려 '에이스'로 인정받은 차우찬은 시범경기서 3경기 출장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3.46(16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선발로서 충분한 이닝소화력을 보여주면서 사령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차우찬은 공식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영예를 안았다. KIA 조범현 감독이 꺼낸 맞상대 카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우완 윤석민. 차우찬은 2011 공식개막전에서 최고의 우완투수와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삼성의 에이스로 나서는 것이다.
차우찬에게 시즌 목표를 묻자 "기복없이 그냥 지난 시즌보다 잘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바꿔말하면 최소 10승 이상을 거둬들이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후 에이스라는 호칭에 "민망하다"고 손사래를 쳤던 그는 이제 공식적으로 에이스의 위치에 섰다.
신 구종 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면서 시즌 준비는 완벽히 해놓았다. 이제 차우찬의 당면 과제는 마운드에서 호랑이 타선을 잠재우는 일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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