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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코미디 역사의 새장을 쓰다…장수 비결은?


[김양수기자] KBS '개그콘서트'가 대한민국 코미디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1999년 9월4일 첫 전파를 탄 '개그콘서트'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코미디 프로그램이자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2003년엔 최고 시청률 36.4%를 기록하기도 했다.

12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개그콘서트'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큰 부침 없이 시청률 10~20%대를 유지하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장수 비결을 살펴본다.

밀어주고 끌어주고…신구의 조화

'개그콘서트'의 최장수 코너는 첫방송부터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해온 '봉숭아학당'이다. 각기 다양한 캐릭터로 중무장한 학생들은 매주 새로운 주제로 웃음을 터뜨린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주 숨가쁘게 달려온 '달인' 역시 '개그콘서트'의 터줏대감이다. 김병만, 류담, 노우진으로 구성된 '달인'팀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불방도 없이 무대 위를 지켜왔다.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견고한 기본 위에 후배들은 맘껏 무대 위를 활개치며 새로운 개그를 개척한다. 물론 새코너들은 '웃음의 양육강식' 원칙에 의해 편집과 방송이 명확하게 갈린다. 더 재밌고 더 웃기는 개그는 살아남고, 대중성을 얻지 못한 개그는 철저히 버림받는 셈이다. 최근 인기의 중심에 선 '발레리노'와 '두분 토론'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개그맨 박성광은 '개그콘서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와 '끈끈한 선후배 간의 정'을 꼽았다. 그는 "요즘에도 방송국에 출근도장을 찍으면서 새로운 개그 아이디어를 짠다"며 "선후배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덕분에 더 좋은 개그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그에 연기는 필수…웃음의 파장 키우는 일등공신

개그에도 연기가 필요하다. 아니, 개그에 연기는 필수사항이다. 자연스러운 연기는 극의 흐름을 깨지 않고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서로의 합을 맞춰야 하는 상황극의 경우 연기는 웃음의 파장을 키우는 일등공신이 되기도 한다.

무대에서 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는 개그맨들도 여럿이다. 문천식, 류담, 김병만, 김경진 등은 정극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검증받고 있다. 이들의 강점은 무대에서 익힌 빠른 상황판단과 시기적절한 애드리브, 그리고 몸에 익은 재치와 순발력이다.

드라마 '로얄패밀리'에 합류한 류담은 "개그맨들이 연기하는 것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시선이 많다"면서 "개그맨도 진지한 연기로 시청자의 맘을 움직이고 울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개그콘서트'의 연출을 맡은 서수민 PD 역시 개그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서 PD는 "우스꽝스러운 몸짓만으로는 이제 더 이상 웃음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발성과 연기는 기본이고, 아이디어가 잘 버무려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그스타'의 문성훈 PD도 "늘어지는 반복개그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와 스토리가 견고하게 짜인 개그가 오랜 시간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 소재로 시청자 공감 획득…세대공감 코미디

'개그콘서트'에는 웃음과 감동이 있다. 빠른 템포 속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타당성과 개연성을 잃지 않는다.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늘어놓지는 않지만 잘 엮어낸 일상의 소재들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낸다.

'분장실의 강선생님'은 분장개그에 직장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선후배간 관계를 풍자해 웃음을 선사했다. 남자이기 때문에 겪어야만 하는 성의 역차별을 다룬 '남성인권보장위원회'와 '두분 토론'은 남녀간, 세대간의 차이를 개그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생겨난 '슈퍼스타 KBS'는 '슈퍼스타 K'를 패러디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그맨들은 평범한 일상이 곧 개그 소재라며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발레리노'의 양성일은 "모든 일상이 개그 소재"라며 "요새는 마트에서 쇼핑할 때도 코너에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두분 토론'의 박영진 역시 "할머니와 보냈던 어린시절을 되새김질하며 개그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소는 누가 키우나?"는 그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나온 유행어다. 덕분에 나이 지긋한 시청자들은 옛시절을 떠올리며, 젊은 세대들은 지나친 비약 속에 감춰진 풍자를 발견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타 방송사 출신의 한 개그맨은 "'개그콘서트'는 개그에서도 '웃음의 타당성'을 중시한다"며 "탄탄한 스토리에 일상의 '깨알재미'가 버무려져 나이든 시청자도 쉽게 이해하고 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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