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김경문 두산 감독은 큰 부담 속에 치른 개막전을 승리로 마감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늘이 도왔다"고 언급할 정도.
김경문 감독은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일(2일) 열린 개막전을 되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김 감독이 더욱 신경 쓰였던 부분은 구단 측이 프로야구 30주년을 기념해 1982년 OB 베어스 시절 우승 멤버를 모두 초청해 행사를 치렀다는 점.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당시 선배들이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패할까봐 노심초사했던 것이다.
이날 김 감독은 투수운용에서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다. 선발 니퍼트의 5이닝 무실점 후 6회부터 이현승을 필두로 고창성, 정재훈, 이용찬, 임태훈까지 줄줄이 등판시켜며 LG의 뒷심을 원천봉쇄했다. 9회초 이용찬이 1사 1, 3루에 몰리자 4-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곧바로 임태훈을 투입했을 정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중이 내비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개막전 승리를 거둔 김 감독은 이튿날 부담이 큰 경기였음을 인정했다.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 겨우 이겼다"며 "선배들이 다 와서 부담이 됐는데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 졌으며 어쩔 뻔 했느냐"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선발로 나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준 니퍼트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 감독은 "관중들의 열기도 미국과 다르고, 개막전인만큼 니퍼트도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 포스트시즌과 맞먹는 중압감이 들었을 것이고, 나 역시 심장박동이 달랐다"며 "그 정도면 충분히 잘해줬다. 엉터리가 아님을 증명했다고 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점을 뽑아준 화력에 대해서도 부드러운 눈길. 김 감독은 "핀치가 많았고, 점수를 내지 못한 상황을 극복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뭉쳐있다는 증거"라며 "김동주는 홈런도 잘했지만, 주루플레이도 정말 만족스럽고 보기 좋았다"고 웃었다.
원년 선배들이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서울라이벌' LG와의 개막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한 김 감독의 가슴에는 큰 언덕을 넘어선 듯 전날의 감격이 아직 남아 있었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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