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실리축구를 앞세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 감독은 엷은 선수층으로 언제까지 힘을 쓸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근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외슬은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오는 7일 컵대회에서나 선을 보일 예정이다. 브라질 출신의 골잡이 박은호(바그너)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3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4라운드도 그랬다. A매치 휴식기로 나름대로 충전을 했다지만 대전은 본격적인 레이스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왕 감독은 "초반보다는 안정적인 체계가 구축됐지만 강원이 만만치 않다.정신력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라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그랬다. 첫 승에 목마른 강원은 높은 볼 점유율을 앞세워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고자 거침없이 뛰어다녔다. 개막 후 강원은 무득점에 3연패라 골도 필요했다.
대전은 강원의 조바심을 이용했다. 깔끔한 역습으로 골을 넣는데만 집중했다. 전반 8분 박성호가 한재웅이 오른쪽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래도 위협적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에서 활약하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 '박니'라는 별명이 붙은 박성호는 헤딩과 슈팅을 원 없이 하며 골을 넣는데 힘을 기울였다.
강원도 41분 권순형이 오재석의 패스를 받아 슈팅한 것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후반에 승부수를 띄웠다. 대전은 7분 최은성이 볼 경합 과정에서 오른쪽 팔을 다쳐 신준배와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결정력에 승부를 걸었고 33분 한재웅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아크 쪽으로 연결한 패스를 김성준이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드디어 첫 골을 터뜨렸다.
분위기가 오른 대전은 역습으로 또 한 골을 터뜨렸다. 대전의 대표 공격수 박성호였다. 김한섭이 밀어준 볼을 아크 왼쪽에서 힘찬 슈팅을 했고, 김근배 강원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추가시간 박성호가 한 골을 더 넣으며 확실한 승리를 낚았다.
왕선재 감독과 대전 선수들은 포효했고 3-0으로 승리하며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3승1무로 4경기 무패. 지난 2001년 6월 23일 이후 무려 9년 10개월여 만에 정규리그 1위 자리에 올라봐 두 배의 감격도 누렸다.
대전은 포항 스틸러스와 3승1무, 승점은 10점으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대전 8골, 포항 5골) 단독 1위로 나섰다. 강원은 올 시즌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수모 속에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윤빛가람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 경남FC는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윤일록이라는 스타를 발굴하며 2-1로 이겼다.
경남은 윤일록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통했다. 전반 1분 인천의 수비가 채 정비되기도 전에 루시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윤일록이 골키퍼를 속이고 여유있게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22분 인천의 유병수가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으며 1-1 균형을 맞췄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은 경남은 후반 17분 루시오가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하며 승리했다. 3승1패를 기록한 경남은 4위로 점프했다.
첫 승이 간절했던 성남 일화는 탄천종합운동장으로 부산 아이파크를 불러들여 2-0으로 이겼다. 후반 8분 김태윤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연결한 볼을 조동건이 골지역에서 오른발로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골맥이 터지자 성남의 거침없는 공격이 이어졌고 10분 홍철이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조재철이 아크 정면에서 연결한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홍철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승리한 성남은 1승1무2패, 승점 4점을 기록하며 다득점과 골득실에서 FC서울에 앞서 9위로 점프했다. 부산은 1무3패를 기록하며 강원FC,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올 시즌 1승도 얻지 못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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