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1위라고요?' 깜짝 놀란 왕선재 감독

[이성필기자] "1위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놀라움의 연속이다. 2001년 6월 23일 이후 무려 9년 10개월여 만의 정규리그 1위. 전혀 생각도 못했던 터라 스스로도 신기했던 모양이다.

대전 시티즌이 3일 오후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1 4라운드 강원FC와 경기에서 박성호의 두골과 김성준의 한골을 보태 3-0으로 이겼다.

'실리축구'를 내세웠던 왕선재 감독은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대전의 무패를 이끌고 있다. 컵대회와 정규리그에서 선수단을 철저히 분리 운영하는 등 승리를 위한 축구에 올인했다.

왕 감독은 "지난 2주 동안의 공백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몸이 무거운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고 설명한 뒤 "전반에 체력을 비축해서 후반에 선수들이 부담없이 잘했다"고 분석했다.

1위 등극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제 네 경기를 했는데 1위는 상상도 안 했다. 나 역시 몰랐다"라고 오히려 당황해 했다.

용기와 패기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왕 감독은 "매 경기 쉬운 상대가 없다. 끝까지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버틴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박은호(바그너)에 집중됐던 득점 루트가 주장 박성호와 미드필더 김성준 등에게 분산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왕 감독은 "초반에는 박은호에게 집중됐었는데 다른 선수들이 살아나니 골이 터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부터 욕심을 내는 것이 보였다. 후반에 편안하게 2대1 패스 받아서 경기를 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J리그 센다이에 임대 다녀오면서 주장으로 많이 뛰어주는 것 같다"라고 변화된 박성호를 칭찬했다.

후반 7분 볼 경합 중 상대와 충돌로 오른쪽 어깨에 타박상을 입은 최은성에 대해서는 "내일 오전에 상태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두텁지 않은 선수층에 부상자 발생으로 고민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왕 감독은 주중 컵대회와 정규리그 선수단을 확실하게 분리 운영할 계획인 가운데 "아직 26경기가 남았다. 이 정도로는 안된다고 본다"라며 "시즌 초라서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다. 2군 선수들도 90분을 뛸 수 있다"라며 치열한 내부 경쟁이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동계훈련에서 1, 2군을 함께 관리했었던 것이 큰 효과를 봤다며 "다른 팀보다도 대체요원이 부족하지만 우리 팀 실정에 맞게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