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케이윌의 '가슴이 뛴다'가 노래 제목처럼 케이윌에게 '가슴 뛰는' 순간을 선물했다.
케이윌은 '가슴이 뛴다'로 데뷔 4년 만에 음악프로그램 1위를 했다. 트로피를 손에 쥐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스스로 '상복이 없다'고 말하던 케이윌이 '만년 2위' 징크스를 깬 감격의 순간이었다.
케이윌은 앞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1위에 대한 욕심'과 '어느 정도의 체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음원 차트에서 반응이 좋았던 탓인지 많은 분들이 1위 가수로 알고 있지만 한 번도 1위를 한 적은 없어요. 심지어 어렸을 때 대회도 많이 나갔는데 입상을 해본 적도 없어요. 상복이 없는 편이죠. 어린 애들 욕심처럼 트로피를 한 번 갖고 싶어요."
케이윌은 "분위기는 좋지만 이번 주는 씨엔블루가 컴백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언젠가는 1위를 하지 않을까. 노래를 오래 하려면 한 번은 정상에 서야한다는 게 깨달음처럼 왔다. 그래서 1등이라는 타이틀에 욕심을 내고 있다.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정상의 순간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음악에 대한 케이윌의 진심과 고민, 변화가 결실을 맺은 것. 가요계에 범람하는 아이돌 그룹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으며 대중들과의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케이윌의 이번 앨범은 지난해 3월 발매한 '선물' 이후 1년여 만이다. 새 앨범에 대한 설렘만큼 부담감도 컸다. 케이윌은 "앨범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고민이 많아질수록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앨범이 '가슴이 뛴다'다.
애절한 목소리와 절절한 감성, 호소력 짙은 보컬로 대표되는 케이윌은 이번 앨범에서 변화를 줬다. 마냥 가볍지도 않고 또 무겁지도 않은, 상큼하고 발랄한 음악이다. 무대 위에서 그가 수줍게 발댄스를 추면 객석에서는 '꺄아'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커뮤니티에서는 '그만 좀 상큼해지세요~'라는 애교 섞인 댓글도 달린다.
"중, 고등학교 때는 칙칙한 느낌, 애어른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런 반응이 신기해요. 발댄스요? 의도하고 만든 건 아니예요. 밝은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죠. 슬픈 노래처럼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고. 일단 춤이라는 것을 한 번 추자고 했는데 정말 쑥스러웠어요. 제 팬들까지 '이건 아니잖아'라고 할까봐 걱정했죠. 워낙 아이돌이 춤을 멋지게 춰서 반대로 어설픈 제 모습이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웃음)."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줬을 때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된 게 좋은 것 같아요. 변신에 집착할 생각은 없지만 약간 생각의 폭은 넓어진 것 같아요. 모험심이 생긴 것 같다고나 할까요."
무대 위에서는 샤방샤방한 패션과 발댄스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지만 케이윌의 음색과 가창력은 그의 가장 큰 무기다. '나는 가수다'가 시발점이 되어, 최근 가요계에 일고 있는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변화 시류는 케이윌의 노래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음악계의 흐름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진짜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예요. 휘성이랑 이현, 김태우씨랑 비슷한 시기에 나왔잖아요. 혼자 나오면 각개전투하는 분위긴데 동시에 나와서 흐름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MBC '일밤-나는 가수다'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네티즌들은 '나가수'에 출연하면 좋을 듯한 가수들을 꼽아보고 있다. 케이윌도 네티즌들이 '나가수'에 출연했으면 하는 가수다.
"화두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워요. 대중문화에 아이돌이라는 큰 덩어리가 너무나 크게 자리잡고 있잖아요.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많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케이윌은 "어렸을 때부터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음악이 좋아서 끝까지 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지금보다 훨씬 여유가 생기는, 아직 한참 뒤의 이야기지만 40대 이후에는 남성 아카펠라로 노래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쟁이' 케이윌의 음악에 대한 진심과 끝없는 열정, 대중들이 그의 노래에 '가슴 뛰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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