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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이 '한화의 임창용' 정재원에게


[정명의기자] '창용불패' 임창용(35, 야쿠르트)도 '한화의 임창용'을 알고 있었다.

임창용은 17일 요코하마와 홈경기에서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팀의 4-0 승리를 지켜냈다. 4점차 등판이어서 세이브는 올리지 못했지만 팀의 시즌 첫 승을 마무리지었다는 의미가 있었다.

경기 후 임창용을 만난 자리에서 '한화의 임창용'에 대해 아는지 물었다. 임창용은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화의 임창용'이란 최근 한화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재원을 말한다. 정재원은 올 시즌 몰라보게 좋아진 구위로 한화 불펜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주자가 있거나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험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인 정재원은 투구폼이 임창용과 매우 흡사하다. 150km의 강속구를 뿌린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두 선수의 투구폼이 닮은 것은 정재원의 의도적인 노력 때문이다. 얼마 전 국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정재원은 휴대폰에 임창용의 투구 동영상을 넣어놓고 다니며 수시로 재생해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정재원의 이야기를 꺼내자 임창용은 "그런 얘기 들으면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싶다"며 웃었다. 누군가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월이 흘러 고참 선수가 됐다는 말. 어느새 임창용도 1995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17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베테랑이 됐다.

임창용은 "(정재원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를 보고 배운다는데 내가 더 잘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자신을 롤모델로 삼은 후배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내심 즐거워하는 분위기였다.

후배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있었다. 정재원이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는 말에 임창용은 "나도 흔들린다"며 "제구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감 있게 자기 공을 던지길 바란다. 그러다 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늘 마운드 위에서 당당한 임창용다운 조언이었다.

정재원이 투구폼뿐만 아니라 마운드 위에서의 배짱까지 임창용을 닮을 수 있을까. 존경하는 선배의 조언을 받은 정재원이 앞으로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이뉴스24 도쿄(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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