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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앞둔 안종복 사장, 이후 인천은 어디로?


[이성필기자] 선진 시민구단을 표방했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2003년 창단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안종복(58) 사장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다.

안종복 사장은 18일 인천 모처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연임 제의를 받았지만 끝내 고사했다. 다음주 초 입장을 정리해 기자회견 형식으로 그간의 인천 구단과 맺었던 인연을 정리할 생각이다.

'이상한' 모양새로 물러나는 안종복 사장

안 사장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재임시절 만든 한민족체육교류협회 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겨 축구와는 지속적으로 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단체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북한 4*25 축구단과의 친선경기를 주선하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안 사장이 인천 사장직에서 물러나는 모양새가 썩 보기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축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가 프로구단 경영자로서 보여준 능력과 성과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더 크게 작용해 형식상 자진 사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인천 체육계를 비롯해 프로축구계에서 오가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41번을 받는 등 정치색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강원도 속초 출신인 안 사장은 올 초에는 본격적으로 정치에 도전하겠다며 뛰어든 한나라당 속초-양양-고성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하기도 했다.

당협위원장은 여전히 공석이다. 그러나 4·27 강원도지사 재보궐 선거로 급해진 한나라당이 정문헌 전 국회위원을 이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임시 당협위원장 역할도 맡겨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런 안 사장의 행보는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는 인천 구단주 송영길 인천시장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인천시 체육계 고위 관계자는 "인천에서는 지난해부터 안 사장이 언제 물러날 것인가가 관심사였다. 오래 버텼다는 평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경영자의 능력이 한순간에 '정치색 의심'으로 지워져

축구 선수 출신으로 1979년 부산 대우 로얄즈와 인연을 맺은 안 사장은 지난 2003년 인천의 초대 사장으로 부임해 창단 3년 만에 정규리그 준우승을 일궈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냉혹한 사장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 철저한 관리자를 자임했다.

2007년 인천 창단 4년 만에 흑자를 내는 등 선수출신 경영자로 능력을 보였다. 대형 스폰서인 신한은행과도 지난 2006년부터 6년째 인연을 맺어오는 등 실력 발휘를 했다. 평소 '수익을 내는 구단'을 강조해왔던 것을 허투루 하지 않고 실천해왔다는 평가다.

프로축구계에서도 안 사장은 마당발로 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 총재직이 공석이 되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추대하는데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코스닥 상장이 어려운 상황에 몰렸지만 그의 인맥과 능력이 다양한 스폰서를 확보하는데 힘이 됐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안 사장이 정치색을 보인 것이 사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치인보다는 구단 경영자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타까운 퇴장이라 할 수 있다. 선배격인 다른 시·도민구단이 외풍으로 자주 수장이 교체됐던 것과 비교하면 안 사장은 장수한 편이라 알려줘야 할 경영 기법도 많다.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출신으로 비슷한 길을 걷고있는 강원FC의 김원동 사장은 "공과는 있겠지만 하루아침에 자식같이 여겼던 구단을 떠나야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라며 외풍에 시달리는 모양새를 아쉬워했다.

시민구단 사장은 한 가지 일로도 벅찬 자리

안 사장 이후 인천 구단이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건도 인천시축구협회 회장의 경우 반대 의사를 표시한 일부 이사 및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허정무 감독과 연세대 동문이기도 한 최승열 단장과의 관계도 묘하다. 조 회장과 최 단장은 지난해 인천시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겨뤘던 사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도 있다지만 '어색한 동거'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이 지역 내 한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자칫 최 단장이 실질적으로 경영을 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구단 경영이 일관되게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

김원동 강원 사장은 "감독은 승부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지만 사장은 경영과 경기력 모두를 끌고가는 어려운 자리다. 특히 시민구단은 두 가지 일을 하기에는 어려운 자리"라며 축구 행정에 전념하지 않으면 시민 구단이 산으로 가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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