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최)진행이요? 저도 못하는데 누굴 걱정하겠어요."
지바 롯데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태균(29)에게 한화 시절 후배 최진행 이야기를 꺼내자 돌아온 대답이다.
최진행은 김태균이 지바 롯데로 떠나기 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선수. 지난해 한화에서 지바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태균은 자신이 빠진 한화의 중심타선을 메워줄 선수로 최진행을 꼽았다.
최진행은 선배 김태균의 기대에 부응하며 지난해 32홈런(2위) 92타점(5위)을 기록하며 일약 한화의 '4번타자'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지금은 최진행이 없는 한화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최진행은 올 시즌은 아직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9일 현재 타율 1할7푼에 2홈런 9타점에 그치고 있는 것. 김태균 역시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개막 이후 지켜왔던 4번타자 자리에서도 물러나 최근 두 경기에서는 8번, 7번으로 타순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20일 세이부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태균은 "얼마 전에 (최)진행이에게 전화가 왔었다. 지가 힘드니까 했을 것"이라며 웃은 뒤 "다른 일을 하느라 못 받았다. 그런데 나도 못하고 있는데 누굴 걱정하나"라고 말했다. 자신도 부진한 상황에서 다른 선수에게 조언이나 덕담을 해줄 처지가 못된다는 것이 김태균의 생각이다.
다행히 김태균은 하위 타순으로 내려간 최근 두 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8번타자로 출전한 19일 2타수 1안타 1사구, 7번 타순에 배치된 20일 1타수 1안타 2볼넷으로 두 경기 연속 안타도 치고 사사구로 출루도 많이 했다. 8푼7리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1할5푼4리로 끌어올렸다.
두 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김태균이지만 시즌 초반 부진으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절친한 후배에게 건넬 한 마디 조언조차도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에서는 이국 땅에서 보다 나은 활약을 펼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느껴진다.
조이뉴스24 마린필드(일본 지바현)=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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