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현역시절 수도 없이 호수비를 보여주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유격수 계보를 이은 류중일 삼성 감독이 수비의 기본을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도중 전일(26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LG 경기를 본 소감을 전했고, 이는 결국 내야수비론으로 이어졌다.
이 경기서 LG는 초반 4-0으로 크게 리드를 잡았지만, 4회말 수비 1사 1, 2루에서 박진환의 투수 땅볼이 2루로 송구됐을 때 더블플레이를 노린 유격수 박경수가 베이스를 밟지 않고 1루 송구했고, 약간 옆으로 치우친 이 볼조차 1루수 이택근이 받지 못하면서 추격점을 허용했다. 이후 롯데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올렸고, LG는 결국 5-8로 역전패 당했다. 흐름상 4회의 실책이 치명적이었던 셈이다.
사실 삼성도 최근 단 한 차례의 뼈아픈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 바 있다. 지난 22일 목동 넥센전, 삼성은 2-1로 앞서던 7회말 1사 1, 3루에서 2루수 신명철이 김민성의 병살타성 땅볼을 놓쳐 동점을 허용했고, 곧바로 강정호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고 패했다. 오히려 실책의 후유증은 LG보다 삼성이 더욱 컸다.
최근 잇단 내야실책으로 뒤집히는 경기가 잦자 류중일 감독도 한마디 뼈있는 말을 던졌다. 류 감독은 "나도 에러를 많이 했다. 때문에 선수들에게 실책을 해도 괜찮다는 말을 계속한다"며 먼저 실책에 의한 질책은 없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류 감독은 "수비는 결국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감이 없으면 볼을 무서워하게 되고, 수비할 때 '공이 오지 마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그 때부터 수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류 감독은 "겁을 내게 되면 스타트가 늦어 공의 바운드를 따라갈 수 없다. 공은 발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발이 먼저 가고 손이 따라가야 한다"며 "자신감이 없으면 발은 안가고 손만 간다"고 덧붙였다.
'명품수비의 대명사' 류중일 감독은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가져라'고 역설한 셈이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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