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만하면 징크스에 가깝다. KIA가 '천적'을 결국 넘지 못하고 김광현에게 시즌 첫 승을 안겼다.
KIA는 2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4전5기만에 시즌 첫 승을 노리고 선발 등판한 김광현을 만나 6회까지 단 1안타만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지독한 악연이다. 김광현이 프로 데뷔한 2007년부터 KIA는 김광현을 상대로 단 3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반대로 패배의 아픈 기억은 12번에 달한다. 김광현이 통산 10승 이상을 거둔 팀은 KIA가 유일하다.
시즌 개막 후 4경기 동안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김광현은 점점 살아난 구위를 바탕으로 KIA전이라는 자신감까지 등에 업고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KIA 타자들은 4회말까지 볼넷만 2개 얻어냈을 뿐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찾아내지 못했다.
김광현은 5회말 김상현에게 볼넷을 내주고 차일목에게 첫 안타를 맞으며 2사 1, 3루에 몰렸으나 김다원을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승부는 이 때 이미 갈렸는지 모른다.
이윽고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KIA의 수비 실수가 나왔다. KIA 선발 로페즈가 호투하며 김광현과 좋은 대결을 벌여 0-0으로 팽팽하던 6회초 SK 공격. 선두타자 최정이 로페즈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으로 떨어지는 타구로 연결시켰다. 높이 뜬 타구를 잡기 위해 중견수 김원섭과 우익수 김다원이 함께 뛰어왔지만 공을 사이에 두고 둘은 서로 미루며 모두 손을 뻗지 않았다. 플라이볼에 그쳤을 타구가 3루타로 둔갑한 것. 이후 임훈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내 3루에 있던 최정이 홈을 밟아 이날 양 팀 첫 득점을 올렸다.
6회말 KIA에 동점 내지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1사 후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냈고, 도루 등 재치넘치는 주루플레이로 3루에 도착했다. 김광현이 잠시 흔들린 틈을 타 최희섭도 볼넷을 골라 다시 한 번 2사 1, 3루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타석에 선 김상현은 김광현의 낮은 공에 헛스윙하며 어렵게 잡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김광현의 부활을 확인한 SK의 기세는 더욱 높아졌다. 9회초 2사 후 박정권의 투런포가 터지더니 최정과 박진만의 연속 적시타로 순식간에 점수는 6-0까지 벌어졌다.
KIA는 수비 실수와 더불어 타격의 침체로 경기를 이길 수 없었다. 앞선 두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점수로 연결시켰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 등 중심타자들은 이날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특히 김상현은 최근 1주일 동안 14타수 1안타에 그치며 심각한 슬럼프를 보이고 있다.
6위 넥센은 이날 한화전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5위 KIA를 1.5경기차로 바짝 추격해왔다. KIA 타선의 자신감과 집중력 회복이 시급해졌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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